파우스트 아이세움 논술명작 29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남상욱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후, 정신을 차린 메피스토펠레스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트린 하느님을 저주하고 또 저주하면서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파우스트가 내 종이 되지 못한다면, 그의 제자 바그너와 아들을 내 종으로 삼아 영원히 괴롭힐테다!"

  그는 바그너가 있는 연구실로 찾아갔다.

  바그너는 훨씬 더 늙어있었고, 그의 옆에는 10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메피스토펠레스는 바그너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는 누군지 밝혔다.그러자 남자아이가 소리쳤다.

  "바그너 아저씨! 저 악마의 말을 믿지 마세요. 저 악마가 바그너 아저씨와 저를 해치려고 해요!"

  그러자 메피스토펠레스는 아이에게 말했다.

  "하하하, 너무 재미있는 상상인데? 악마라니. 이 아저씨는 악마가 제일 싫어요."

  하지만 남자아이는 듣지 않았다. 그 때, 메피스토펠레스의 머리속에 언뜻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아 그래, 이 아이는 마법의 샘물을 마셨지! 그러니 나의 진짜 모습을 보고 있을꺼야. 빨리 해치우는게 좋겠군."

  메피스토펠레스는 땅 속에 있던 종들을 모두 불러내었다. 하나같이 끔찍한 모습의 괴물들은 남자아이와 바그너를 둘러싸고 으르렁 거렸다. 남자아이는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메피스토펠레스는 남자아이의 입모양을 보고는 소리쳤다.

  "안돼! 그만해, 그만! 어서 덤비지 않고 뭐하는 거냐, 이 멍청한 것들아!"

  하지만 괴물들은 덤빌수가 없었다. 그들의 몸은 돌같이 굳어버렸다. 그러자 메피스토펠레스는 갑자기 바그너에게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남자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그 짓을 그만하지 않는다면, 이 남자를 죽이겠다. 너의 어머니 말이다."

  남자아이는 너무 놀라 주문을 외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는 칼을 꺼내어 남자아이에게 보였다. 그리고는 "너 때문에 너의 어머니가 죽게 생겼구나. 하하하하!!!!" 라고 하며 바그너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 그런데 칼이 깊숙히 박히려는 순간, 칼이 장미꽃으로 변해버렸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 장미꽃에서 나오는 빛을 맞고는 소리를 지르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하늘에서 파우스트와 그레트헨과 헬레네가 내려왔다. 파우스트는 근엄한 얼굴로 메피스토펠레스를 쳐다보고는 들고있던 장미꽃을 뿌렸다. 하느님의 장미꽃들은 메피스토펠레스를 녹여버렸고, 바그너는 장미꽃을 안고 웃으며 죽었다. 그의 영혼은 천사가 되어 파우스트 곁에서 아이를 보았다.

  남자아이가 소리쳤다.

 "아빠! 아빠! 저도 데려가 주세요! 아무도 없는 이 세상에서 살고싶지 않아요! 제발 아빠와 함께 천사로 남게 해 주세요!"

 하지만 파우스트는 이렇게 말하였다.

 "가라, 내가 걸었던 길과 바그너가 걸었던 길을 향해 가라. 그렇게 한다면 나와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파우스트와 그레트헨, 헬레네와 바그너는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남자아이는 그들을 하염없이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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