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는 아프다 푸른도서관 13
이용포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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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주인공은 순호. 언제나 길 건너 아파트에 사는 반장같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냉정하게도 넌 신문배달꾼일 뿐이라고 말해준다. 순호가 세든 집은 공팔봉 아저씨의 집. 아저씨의 어머니인 욕쟁이 할머니는 느티나무를 애지중지하며, 느티나무 옆의 밴치에서 사는 가로등지기(가로등을 지킨다고 해서)를 부처님 모시듯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순호의 아버지는 전세금을 모두 노름돈으로 써 버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순호는 지긋지긋한 집을 떠나는데...

 느티는 아프다. 느티는 현실을 순응하지 않는 순호의 반항을 아파한다. 그의 누나인 순심이 2년 동안 모은 돈을 노름꾼인 아버지께 약 사드시라며 드린 순수함을 아파한다. 또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려고 하려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아버지의 나약함을 아파한다. 느티는 자신의 곁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아파트가 건설되며 떠밀려온 사람들을 보며 아파한다.

 가로등지기는 이해한다. 어린 순호의 눈물어린 반항을, 순심이가 아버지나 순호에게 밥을 한 솥 해주며 먹는 모습을 보는 눈길을, 어머니를 호강시켜드리려고 돈을 악착같이 벌었지만, 자신이 원하던 행복을 가질 수 없는 공팔봉 아저씨의 실수를 이해한다. 그리고 5살인 단비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느티는 아프다>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MP3나 핸드폰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나는 마음만 먹으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것, 부모님께서 노름꾼이 아니라는 것, 아파트에 살 수 있는 것, 아침마다 신문배달을 하지 않아도 집안 생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아니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까지 부모님께, 내 삶에게 감사해하지도 않았지만, 죽을때까지 감사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게되었다.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있는지.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된다는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가로등지기처럼 모든 것을 바라보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느티처럼 내 곁의 사람들의 슬픔을 아파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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