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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사나운 겨울의 횡포도 두려워 마라그대는 세상의 일을 끝냈고이제 그 값을 취하고 돌아가야 하리니빛나던 청년들과 처녀들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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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어맞아 팅팅 부은 얼굴이 미워서 내가 ‘이딴 짓 하지 말고하던 대로 글이나 열심히 써‘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글쓴다고인생이 가만히 놔둘 것 같니?‘라면서 흘겨보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그래도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것보다는 낫잖아. 해도 안 되는일, 질게 뻔한 일을 왜 하고 있어?‘라고 했더니 이렇게 대답했어요. ‘버티고 버티다가 넘어지긴 다 마찬가지야. 근데 넘어진다고끝이 아니야. 그다음이 있어. 너도 KO를 당해 링 바닥에 누워 있어보면 알게 될 거야. 그렇게 넘어져 있으면 조금 전이랑 공기가달라졌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져. 세상이 뒤로 쑥 물러나면서나를 응원하던 사람들의 실망감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이 세상에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바로 그때 바람이 불어와나한테로‘ 무슨 바람이냐고 물었더니 ‘세컨드 윈드‘라고 하더라구요. 동양 챔피언에게 들은 말을 그대로 흉내내서 젠체하는 거였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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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대화는 그것으로 끝났다. 여기 있는 우리는서로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처한 사정이 어떤 건지 고코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고코로는 확신한다. 누구의 사정이든 각자가 처한 사정으로 뛰어든다는 것은 자신의몸을 산산조각 낼 것 같은 폭풍우나 폭포 안에 뛰어드는 것과 다름없을 거라고, 고코로가 학교에 가면미오리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같은, 그런 걸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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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이건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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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이건의 "킵"은 매스컴이나 사람들의 입소문에 참 많이도 오르내린 책이다.

너무 대단하다....라는 평부터, 나는 뭐가 좋다는지 잘 모르겠다는 평까지...

내 주변 지인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극에서 극...

이건 뭐지? 하는 호기심과 함께, 중세의 고성이 등장한다는 피할 수 없는 유혹에 이 책의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조직 폭력배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대니'는 사촌 '하위'의 부탁으로 체코에 있는 고성의 리모델링 작업장으로 향하게 된다.

핸드폰의 안테나 하나 뜨지 않는 그곳에서 통신 중독자인 대니는 안절부절, 당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명하게 되고..

그 곳에서 그는 알 수 없는 환상(?) 혹은 환각들을 경험하게 되고, 그 안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무엇이 자신을 좀먹고 있는 벌레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소설은 이게 다가 아니다..

물론 작가의 시점에서 보자면, 모두 삼인칭일 수 있지만...이 소설에는 이번엔 누구지? 싶을 만큼 여러 명의 "나"가 등장한다.

응?응?응?하며 책장을 되짚어 온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리만큼, 이야기는 서로 얽혀 있다.

 

지금의 세상에 살아간다는 것은 계속적으로 누구와 관계를 맺고,

어떤 형식으로든 형성된 관계와 틀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음을 우린 알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그 안에서 진정한 나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적한 시간에 창가에 혼자 기대있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진짜 내 모습이 어땠더라?....하는 의구심...

보여지는 내 모습이 다가 아니지만, 그 모습으로 지금껏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믿어버린 그 모습이 과연 나인지...

바쁘고 쫓기고 경쟁하는 세상 속에서 나를 마주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이 책은 돌아보게끔 해주는 것 같다.

 

생각보다 술술 마구마구 넘어가는 그런 책은 아니었다...적어도 나에게는...

어느 한 장르에 가둬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해야할까...이 책은 추리 소설이야...아니면 이 책은 환상 소설이야...라고 꼭 집어 말할 수가 없는 책인 듯 하다.

책 표지나 책에 대해 설명해주는 여러 지면을 통해서 고딕소설이라고 얘기를 들어왔지만...그것은 이 책의 한 부분일뿐...

어쨌거나...무척이나 새로운 소설을 보게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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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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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규칙은 어찌보면 참 대담한 시도인 것 같다.
왜냐하면,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트릭과 추리 방식에 대해 서슴없이 풀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대작가의 자신감이 묻어난달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작품과 추리 소설이라는 세계에 대한 비난과 고달픔을 토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가라와 경감과 텐카이치 명탐정은 작가의 분신으로
자신들의 불만을 기탄없이 털어놓고 있다.
그것이 때로는 작가의 고달픔일 때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추리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 답답함일 수도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설의 틀 속에서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하소연일 때도 있다.
 
추리소설을 즐기는 독자로서 품어 왔던 의문들에 대해 이들이 불만을 표출해줌으로써 동감을 표시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설을 창조하는 작가들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는 세계 속에 있는지가 분명히 드러나는 것 같다.
 
아~~~ 이 형식은 너무 지루해...
아~~~ 이 해결 방식은 말도 안돼...
아~~~ 이 범인은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라며 불만을 토로했던 나 또한 어느 순간 안타까운 마음을 품게 되었으니...
 
작가 자신의 이러한 일종의 반성 및 분석을 통해 일종의 틀이 정해져 있는 추리 소설이라는 세계에서 어떻게해서든
독자들 뿐만 아니라 작가 자신의 기대감을 또한 충족시킬 수 있는 세계 창조를 기대하게 하는 것이 이 소설이 지니는
최대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흠....그리고 박장대소하게 되지는 않지만, 씨~~~익하고 웃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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