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힘들고 버거울 때마다 지금 지구상에 누군가는 나와 같은 이유로 울고 있지 않을까 상상하곤 했다. 그럼 눈물을 흘릴 때도 조금은 위로받는 느낌이었고 어딘가 있을 누군가도 얼른 눈물이 말랐으면 하고 빌어보기도 했다. 지나간 해엔 그저 그렇게 꾸역꾸역 살았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 꾸역꾸역 지나가는 날이 행복이고 평안이었음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몇 달.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읽는다 해도 몇 줄의 문장으로 붙잡아 두는것도 어려웠지.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나만 유독 그랬을까?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들 밥을 먹여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한다. 순간순간 멍해지고 가라앉는 기분이 들때면 손을 움직여보고 평소에 닿지 않았던 곳을 정리한다. 무작정 걸어보고 갈 곳이 없어도 시동을 걸고 어디든 가본다. 생각을 탈탈 털어내고 새로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게 요즘 나의 일상. 그래서 이런 책이 더욱 더 깊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노란색 옷을 입고 반짝반짝 파란색을 보석처럼 박아넣었네. 자연/인생/당신/사랑/희망에 대한 이야기들. 삶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의 단상들을 이렇게 잘 붙잡을 수 있을까. 과하지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아름다운 문장들은 따라서 써보고 싶을 정도였다. 딱 혼란스럽고 힘겨운 요즘의 내 마음을 달래주는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았다. 저자는 이미 이 세상에 없지만 저자의 아름답고 강인한 글자와 문장들은 남아서 구석에 앉은 나의 마음을 위로한다. 그래 삶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아침의 밥냄새, 등원하는 아이에게 보내는 손하트, 함께 울어주는 친구와 마주잡은 두 손, 누군가에게 묻는 짧은 안부. 사소하고 하잘것없으나 사실은 아주 커다란 것들. 그런것들이 생을 움직인다. 삶은 작은 것들로 채워지는 거였다. 맺음이 어려워 정여울 작가가 남긴 추천의 글로 내 마음을 대신해본다. 《나는 그녀의 글쓰기를 통해 눈물은 세상의 슬픔을 정복할 수 없지만, 사랑은 세상의 슬픔을 끝내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