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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ㅣ 그림책이 참 좋아 104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4년 3월
평점 :
늑대아저씨가 단독주택에서 살다가 공동주택인 아파트로 이사를 왔어요. 새 보금자리에 들어온 기분이 좋아 저절로 웃음이 나요. 이제 멋쟁이 싱글라이프를 즐기는거야!!! 나혼자산다!!!!
좀 쉬려고 하는데 윗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요. 벌써 며칠째 반복이 되고 있는 듯 해요. 늑대아저씨는 아파트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누가 윗층에 살고 있을까? 궁금해합니다. 마침 지나가는 코끼리 부부를 보고 확신하죠. '저들이 윗층에 사나봐!!!'
어김없이 큰 소리가 쿵쿵거리는 저녁, 늑대아저씨는 윗층에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며 안절부절해요. 올라갔다가 코끼리부부의 코에 펀치를 맞으면 어떡해요. 아니면 말이 안통해서 스트레스만 더 받으면 어쩌죠? 가만히 있기에는 고통스럽고 올라가서 이야기 하기에는 살짝 머뭇거려지는 늑대아저씨. 아이고 분해!!!!
며칠 뒤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서 코끼리 부부를 만나 큰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려는 늑대아저씨. 그 순간 코끼리 아내가 말해요. '아니 우리 윗집엔 누가 사는데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화가 잔뜩 묻은 코끼리아내의 말에 늑대아저씨는 깜짝 놀랐어요. '우리 윗층에 사는 게 아니었어???' 코끼리 부부는 늑대아저씨의 아랫집에 살고 있던 거에요...!!!!
늑대아저씨의 윗층엔 어떤 가족들이 살까요? 혼자 살아서 조용하다고 생각했던 늑대아저씨를 시끄럽다고 하는 코끼리 부부에게는 어떻게 다가가는게 좋을까요? 늑대아저씨는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요?
늑대라는 캐릭터만 생각하면 화가 났을 땐 코끼리고 뭐고 눈앞에 보이지 않고 들이받을(?) 것 같지만, 이 책의 늑대아저씨는 제법 젠틀하네요. 경비실에 인터폰을 쳐 볼 생각도 하고, 윗집에 누가 사는지,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알게 된 후의 늑대아저씨의 행동은 정말 멋져요.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남 일 같지 않았던 늑대아저씨의 이야기. 저도 아랫층의 눈치를 보며 또 윗층을 종종 미워하며 살곤 했거든요. 아이들에게는 뛰지마라, 매트 밖에서 물건 다루지 마라, 소리 지르지 마라 등의 잔소리를 기본적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윗층에서 밤이 되면 들려오는 안마의자의 진동 소리에는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지죠.
'취미는 사생활'이라는 소설에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층간소음이 괴로운건 소리 때문이 아니다. 소리에 시각적 정보가 누각되서다.' 맞아요. 어떤 소리인지 알면 그 소리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좀 생기더라구요. 이웃 사이에 누군지 알고 인사 나누는 것 만으로도, 서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만으로도 소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지요. 공동주택에서 '공동'의 의미를 늘 기억하고 서로 배려하는 것이 좋은 이웃이 되는 길이에요. 좋은 이웃이 되면 나도 행복해지니까요!
늑대아저씨의 방법은 현명했어요. 마지막에 깨알같이 넣은 깜짝반전도 좋았구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어떤 이웃이 되어야 할지 이야기도 나눠봅니다. 층간소음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시대에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그림책이었답니다. '인사'라는 그림책에서 인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늑대아저씨는 '이웃' 그림책에서 멋진 이웃이 되었네요. :)
책읽는곰 서평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도서입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어요. 늑대아저씨 은근 귀 여 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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