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녀온 아이가 퇴근한 엄마와 쇼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눕니다. "전 오늘 점심에 카레먹었는데 엄마는 뭐 먹었어요?" 아이가 묻자 엄마가 대답합니다. "엄마가 뭐 먹었는지 궁금하니?이야기가 긴데..." 하며 엄마의 점심시간을 이야기합니다.회사에서 점심으로 밥을 적게 먹고 난 뒤 출출해진 엄마는 호두과자가 먹고싶어져요. 호두과자를 찾아서 산따라 길따라 나서서 호두과자의 고장 천안까지 갑니다. 드디어 호두과자집 발견!!! <다람쥐도 울고 갈 맛있는 천안 호두과자> 가게에 들어가니 주인장인 다람쥐가 일단 호두과자를 먹으려면 호두부터 재배해야 한다며 호통을 치기 시작하는데....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는 가게에서 엄마는 호두과자를 먹을 수 있을까요??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질문 중 하나... "점심에(혹은 저녁에)뭐 먹을까??" 혹은 "간단히 먹자(feat.호적메이트)" 매일 저녁을 먹고 나면 첫째는 저한테 묻습니다. 엄마.. 내일 아침은 뭐야??그 질문을 받으면 어쩐지 한숨이 나요. 아오 엄마도 모르겠어... 누가 나 대신 밥 좀... 그놈의 밥 좀!!!! 진짜 지긋지긋한 끼니고민의 늪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그러다 발견한 이 책!!! 글작가 박티팔님, 『파닥파닥 해바라기』, 『모두 참방』, 『완벽한 계란 후라이 주세요』의 보람 작가님의 그림이 찰떡으로 버무러진 책이에요. 제목은 뭐 먹었냐고 묻지 말라고 하지만, 대답은 잘 해주는 엄마의 흥미진진한 호두과자 탐험 이야기. 읽으며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멈출 수 없는 웃음이 흘러요. 호두과자를 먹고 싶어서 천안까지 간 엄마도 찐인데 호두과자 가게 주인인 다람쥐도 찐입니다. 그렇게 온갖 노력을 해서 얻은 호두과자가 맛이 없을 리가 있나요? 가게 이름이 '다람쥐도 울고 갈' 만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요. 처음엔 몇번이나 웃으며 읽고 또 읽었어요. 호통치는 박명수처럼 계속 호통치는 다람쥐 주인도 너무 웃기고, 계속 시키는대로 열심히하는 엄마도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읽다 문득... 엄마의 이 이야기는 회사에서의 하루를 재밌게 아이에게 맞게끔 들려준 이야기는 아닐까? 회사에서 보내는 하루가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어진 일을 해내고 해내는 하루. 다람쥐는 호통치는 상사였을까? 오가는 길에 마주쳤던 사람들은 회사 사람들이었을까? 열심히 호두를 심고 가꾸는 엄마는 회사에서도 열심이겠지요? 그림책을 읽으며 혼자서 여러갈래의 상상에 빠져봅니다. 딸과 나눈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다는 작가님, 많은 이야기 나누시고 또 재미있는 책 만들어주세요^_^그나저나... 내일은 뭐 먹지요????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