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너를 사랑해
이누이 사에코 지음,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어떤 순간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까요? 아이를 키우며 울고 웃었고 기뻤고 슬펐던 모든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걸음마를 했을 때, 자기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어린이집에 갈 때, 친구와 다투고 울음을 터뜨릴 때, 자전거 바퀴를 스스로 굴렸을 때, 서투르지만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썼을때... 이야가하자면 끝도 없을 그 모든 순간들에 이 책이 함께한다면 좋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쳤어요.

<리브로 그림책 대상>, <미라이야 그림책상 2위상> 을 수상한 책 답게 작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세밀하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어요. 옆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응원과 사랑의 말들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때로는 속상하고, 때로는 너무나도 슬프고, 때로는 뜻대로 되지 않아서 좌절하는 순간 순간에 이 책에 나오는 다정한 문장들은 그냥 한번씩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거에요.

생각해보니 열 두살 첫째가 좀 더 어렸을 땐 이런 말을 종종 건네곤 했죠. 그런데 지금은 첫째가 다 큰 것 같다는 이유로 아이가 속상함이나 화가 나는 걸 표현하면 그 이면의 감정을 읽어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아기같기만 한 여섯 살 둘째는 아직은 말보다 눈물이, 떼가 앞서곤 하죠. 이 책이 필요한 순간이 아주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받은 순간부터 종종 읽어줬습니다. 어느 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순간은 상황에 맞는 부분만 펼쳐서, 어느 순간은 아무 페이지나 펼쳐지는대로요. 아무 곳이나 펼쳐도 귀여운 그림과 마음을 다독여주는 메시지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읽어주고 또 읽어주다 보니 이 책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이자 어른인 나와 또 다른 어른들이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모든 메시지들이 어른인 나를 위로하고 있는 거에요.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던 나에게 내가 이런 말을 해준다고 생각하고 읽으니 마음이 얼마나 말랑말랑해지는지요. 어쩌면 아이를 낳고 여러가지 육아서와 양육지도서를 읽어가며 우리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기 위한 노력은 참 많이 해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읽기 위해서 노력한만큼 제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은 안 했던 거죠. 안겨 있는 작은 동물들에게 제 마음을 많이 이입해서 읽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나에게 말해줍니다. 언제나 네가 애쓰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한 사람이라고. 매일 매일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