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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정말 '살아있는' 듯한 꼬마 JB와 그의 철없는(?) 엄마의 아프리카 여행기~
처음 도착한 박스를 뜯어 보았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책이 두꺼워 이거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웬걸, 읽는 내내 작가와 그녀의 조그만 보물 JB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두근두근 책장을 열어봤더랬다.
아아아아아 너무나 사랑스럽고 흥미진진한 책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들을 데리고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여행을 떠난 그녀!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건 비단 말라리아에 대한 걱정이나
아프리카의 치안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결혼한 여자가 가지고 있을 법한 형체 모를 의무감과 책임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딘가 깊숙히 자리잡고 앉아 있었을 그런 것들을
잠시 구석에 접어두고,
남편도 아닌 아들 하나 달랑 달고
우리나라 대사관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로 여행을 떠난 그녀다.
브라보!!!
'다루기 힘든 매력적인 애인'처럼
아프리카는 그녀와 JB에게 웃음과 실망, 허탈감, 환의를 차례차례 안겨 주었단다.
신이 내린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사람들과,
인간이 안겨준 가난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틈에서 사랑과 사람, 그리고 지구를 생각하는 귀여운 두 모자.
여행기가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시는 분들에게,
요 책은 좀 다른거 같아요 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다.
특히 더 맘에 드는 것은,
- 적당한 여백과 적당한 글씨 크기.
이건 정말 출판 관계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내용도 없는 책을 엄청난 여백과 또 그만큼 엄청난 글씨 크기로 책 크기와 두께만 늘려서 출판하는 행위를 좀 그만해주었으면 한다. 들고다니기도 무겁고, 가격도 비싸고, 공간도 낭비고, 나무도 아깝고 말이다.
다행이 이 책은 두껍긴 해도, 여백과 글씨 크기가 적당히 적고 작아서 흡족했다.
- 사진과 글의 분리.
사실 사진이 들어가 있는 책을 보다 보면, 사진보랴 글 읽으랴, 글의 흐름을 놓치기 마련이다.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진을 잠시 무시한 채 글을 읽고 있으면, 뭔가 놓친거 같은 그 불안감과 찜찜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요 책은 내용은 내용대로 묶어져 있고, 관련 사진은 글이 끝나는 앞과 뒤에 몰아서 편집되어 있어, 글을 읽은 후 편한한(?) 마음으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읽기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이야기.
- 인세의 50%를 월드비젼에 기부.
저렇게 많이 기부하고 작가한테 남는게 뭐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저렇게 기부하기로 한 작가가 대견(?)스럽다.
작가의 블로그를 통해서 동참하는 방법이 있다니, 구경도 할 겸 그녀의 블로그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