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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스페이스 -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
요안나 뷔크 지음 / 이두 / 1996년 5월
평점 :
절판


탈레스(Thales)를 기억하시는지요?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했던 철학자, 탈레스 말입니다. 뭐, 탈레스를 최초로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했던 학자로, 또는 일식을 예언해서 전쟁을 종식시켰다는 이야기로서 기억하실 분도 있을 테지요. 그렇다면, 탈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는지요? 그저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했을 뿐인 그가 왜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일까요? 학창시절을 지나고서야 안 사실이지만, 그것은 탈레스가 설파한 만물의 근원에 대한 이해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하는 질문을 최초로 던졌기 때문입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탈레스는 처음으로 ‘우주의 근원물질(arche)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고 그 해답을 구함에 있어서도, 신화나 시인들의 영감등에 호소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 현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한 학자였던 것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그는 과학사의 첫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닮은 꼴의 정리’도 있고 하니, 수학사에도 빠뜨릴 수 없겠군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불쑥불쑥 생기는 궁금함! 이런 저런 물음들이 내게 처음으로 찾아든 것이 아니었을텐데, 그 답을 구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스스로 해결하지도 못하고,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딱히 답변해 줄 사람이 없게 되면, 찾게 되는 것은 바로 책! 도서관 혹은 서점에서 한참동안 궁금히 여겨온 것에 대하여 답변을 혹은 그 단서를 제시하는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하지만, 내가 찾고자 하는 책을 딱 발견하기가 어디 쉽던가요?

그런 의미에서, 이두 아이콘 총서,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의 발견은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무엇이 세계를 움직이는가'하는 만만치 않은 화두를 탈레스처럼 던져놓고, 문학·예술, 정치·경제·사회, 자연· 응용과학, 종교·철학, 심리학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 인물을 제목들로 한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데, 우주, 페미니즘, 유전자, 재즈, 스티븐호킹,촘스키,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그 책 들의 제목입니다.

이 시리즈는, 그 분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기엔 다소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책입니다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겐 미처 모르고 지내던 분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킬 수 있거나 그 단서를 제공하는 훌륭한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삽화(만화)를 위주로 하여 최대한 쉽게 이해시키고자 하면서도, 주제에 대한 큰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는 점, 제가 이 시리즈를 소개드리는 이유입니다. 저는 평소 훌륭한 입문서가 국내에서도 많이 발간되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입문서야 말로, 우리의 인식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 주고, 그 분야의 저변을 넓혀, 보다 깊이있는 책이 출간되는 풍토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이 시리즈 중의 한권 <사이버 스페이스>를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이 책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용어 중의 하나인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용어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이 용어가 보편화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개된, 통신 기술의 발전 과정과, 정보 산업의 성장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컴퓨터/통신 개론’ 개요에 지나지 않않겠지요.

이 책은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개념에 바탕이 될 내용들을 ‘미디어의 발달사’ 측면에서, 즉 언어, 글의 출현부터, 구텐베르크 인쇄 혁명, 산업혁명을 거쳐 전화, 텔레비전, 컴퓨터로, 인터넷의 보급, 그리고 사이버스페이스가 논의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주목할 만한 일들이 사회·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기에, 주제에 대한 큰 흐름을 놓치지 않는 이 시리즈의 미덕을 비교적 충실하게 지켜냅니다. 그리고, 사이버스페이스, 그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책을 끝마칩니다. 한편으로는 다음과 같은 우울한 경고도 곁들이면서. <1984>에서 보여준 ‘빅 브라더’에 대한 오웰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날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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