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 - 야매 편의점 평론가의 편슐랭 가이드
채다인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너무 재미있다. 제목과 부제도 잘 지었고 지콜론북 책들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디자인이 한몫했다. 표지뿐만 아니라 내지에 들어간 일러스트로 편의점 음식을 묘사했는데 엄청난 정성이 느껴진다.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게 만드는 그런 만듦새를 지녔다. 타칭 편의점 평론가로 불리는 작가의 촘촘하고 재치 있는 글까지. 이 책은 직접 만지고 펼쳐봐야 안다.

 

저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편의점 리뷰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생 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해보니 손님으로 들렀을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점포, 매주 나오는 신상품들, 가끔 진상도 있지만 유쾌한 손님들. 어느 정도 일에 적응하고 여유가 생기니 편의점의 일상을 하나하나 글로 써 모으고 싶었다.” 편의점으로 글 쓸 생각을 하다니. 하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쓴 소설로 대박이 난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이란 책도 있었다.

 

'수입맥주 4캔에 만원' 때문에 편의점을 가장 자주 이용하고 괜히 주전부리 하나가 아쉬워서 그렇게 자주 들렀던 편의점을 보고도 나는 참 별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쉽게 지나쳐가는 순간을 기민하게 포착해 풀어내는 이들의 시선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 책이 편슐랭 가이드가 되어 줄지는 모르겠으나 꼭 저자처럼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거나 편의점 사장님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의 감상이 궁금하다. 사실 편의점에서는 매번 사는 것만 사는데 이번에는 뭔가 새로운 선택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상 생활자의 주 5일 틈새 스트레칭 - 일어날 때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면
지콜론북 편집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직장인들의 책상 앞에 놓아주고 싶은 책. 반차 여행에서는 김반차씨가 등장하는 데 책상 생활자의 주 5일 틈새 스트레칭의 주인공은 영거북씨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거북목이 되었다는 의미로. 벌써부터 이 책들을 출간한 지콜론북 편집부가 내놓을 다음 주제는 무엇일지 기대된다. 언제부터 거북목과 허리 디스크는 현대인의 고질병이 되어버린 건지. 나도 피해 갈 수 없다. 1월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책 속 에피소드에도 무한 공감하고 있다. 앉으나 서나 현재 자세에서 최대한 굳은 몸을 풀어줄 만한 스트레칭 꿀팁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연간 매일 하루에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칭 동작을 알려주는 매뉴얼 같은 책이면서 동시에 그날의 몸 컨디션을 체크해볼 수 있는 워크숍 형식의 책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몸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안구 운동과 발바닥 지압까지도 아우른다. 아직도 운동에는 취미를 못 붙이고 있는데 올해의 목표이기도 한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만 같다. 시간이 지나 반드시 마지막 페이지를 마주할 수 있기를. 건강히 일할 수 있는 내 몸을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 없는 어른도 꽤 괜찮습니다 - 내 삶을 취사선택하는 딩크 라이프
도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팬톤에서 발표한 2021년을 대표할 트렌드 컬러로 일루미네이팅과 얼티밋 그레이를 뽑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노랑과 회색계열에 속하는 색이다. 공교롭게도 도란 작가의 아이 없는 어른도 꽤 괜찮습니다의 표지에는 노랑과 회색의 원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분명 책 출간일은 11월 말인데 팬톤이 올해의 컬러를 조금 일찍 발표한 걸까? 아니면 디자이너의 소름끼치는 선구안이 반영된 결과인걸까? 아무튼 나는 지난 활동에 이어 연속으로 지콜론북의 서포터즈를 맡게 되었다. 7번째로 모집한 서포터즈에 이전과 다르게 지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고 하는데 지단에서 계란 지단이 연상되고 계란 지단은 노란색이고.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시작부터 왠지 생기가 넘친다. 이번 활동부터 달라진 지점이 많이 보인다. 일단 우리에게 이름이 생겼고 또 지단 통신이라는 작가와 편집자, 디자이너의 레터가 동봉되어 온다. 가정통신문이 연상된다. 지난 활동에 이어 명함도 만들어 주셨다. 참 귀여우신 분들. 우스갯소리로 레터가 가정통신문 같다고 했는데 이번 책의 만듦새가 상당히 교과서적이다. 군더더기가 없는데 교육적으로 보이기까지 한 달까? 아이 없이 사는 부부, 소위 딩크족을 결심하게 된 배경, 그로 인해 감당해야 했던 주변의 반응과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조목조목 파헤치고 반박하는 작가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넓게는 딩크로 사는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결혼에 대해서도 아이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은 여태 없었지만 그보다 정상가족의 범주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출산율 운운하는 나라에 대해서는 아주 불만이 많았던 나다. 무엇보다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는 것, 혹은 낳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부에게 아이문제로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온갖 간섭을 한다니 새삼 놀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 제대로, 유연하게 언어보다 중요한 진심을 전합니다
정다혜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제회의 통역사 정다혜의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는 크게 세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1직업으로서의 통역사에서 통역사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엿보고 나면 2통역사의 프라이빗 라이프3통역사의 길을 걸으려 한다면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그녀 개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다. 이야기는 그렇게 서로 교차한다. 통역사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가는 삶이었지만 결국 그의 종착지는 법률 분야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가 하는 일이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아니다 다를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많고 많은 분야 중에서 왜 하필 그 어려운 법률을 택하셨어요?”라고 하니 나 혼자만의 궁금증은 아니었나보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일기는 감수성이나 창의력을 기르기보다 지극히 있는 사실을 기록하는 용도였다는 이야기를 보니 수긍이 갔다. 외국어를 전공하면서 소설 일부를 번역하는 작업 정도만 해본 나로서 법률 전문 통역사는 정말이지 미지의 세계다. 통역 준비 과정도 과정이지만 통역 현장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변수와 돌발 상황은 그저 눈으로 읽기만 해도 아찔하다. ‘통역사는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할까라는 파트에서 외국 영화를 보고 나면 꼭 그 원서를 사서 읽는다는 방법은 나도 즐겨하는 공부 방법이다. 그가 영화 <에어 포스 원>의 한 장면 때문에 통역사가 되기를 결심했다고 했기에 더욱 신뢰가 갔다. ‘법률가로 인생의 단계가 넘어간 현재는 자신의 선택이 아닌 상황이 자신을 이렇게 만든 결과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일에 있어 진지했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아는 사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 - 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
무레 요코 지음, 고향옥 옮김 / 온다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무레 요코의 꽤 괜찮게 살고 있습니다하루하루가 쾌적한 생활의 기술이라는 부제에 맞게 음식, , , 건강, , , 취미, 인간관계로 내용이 나뉜다. 초반에는 작가의 사생활을 디테일하게 엿보는 느낌이 강하다. 여성 1인 가구의 집안 관리 팁을 얻을 수도 있겠으나 현재 그녀와 같은 환경에 놓이거나 일본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진가는 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영화 원작 소설로 많이 알려진 카모메 식당이 무레 요코의 대표작인데 정작 그녀의 커리어는 소설가가 아닌 영세 출판사의 사원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을 좋아하기에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도, 사실 제일 하고 싶은 일은 기모노를 입은 채 책에 둘러싸인 고서점 주인이라는 것도. 그녀는 인생에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는 대신 끊임없이 일하며 때로는 우연이 자신을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수도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어쩌다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회사에서의 경험을 빌어 프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일하는 점은 대단하다고 느꼈다. 편집자 출신의 작가들이 마감만큼은 어기지 않는다는 일화는 꽤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인간관계파트에서는 특히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 깊이 몰입했다. 어쩌면 그녀는 평범하지 않은 가족에게서 느낀 애증의 감정 때문에 일찍이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지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단정하고 깔끔한 생활을 유지한다는 걸 넘어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