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증인 - 40년간 법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약함과 참됨에 관한 이야기
윤재윤 지음 / 나무생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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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을 기억하는 작가의 직업은 법조인이다. 판사와 변호사로 살아온 그가 바라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잊을 수 없는 증인>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잘 모르는 사건이지만 꼭 알려야 할 것 같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죄와 법에 관한 리얼 스토리를 기대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펴고 읽어보니 외부적 관점보다는 죄와 관련된 사람들의 내면을 바라보며 인간의 본성에 관한 내용이 주된 것이었다. 물론 죄를 지은 사람과 증인의 이야기도 있지만, 저자의 인간에 대한 깊은 숙고와 통찰의 고백이 너무도 와닿아서 책읽기를 끝내고 싶지 않을정도였다.

판사로서 사람들을 만나온 작가는 인간의 양면성에 관해 많이 생각해왔다. 인간은 누구나 강함과 약함, 유죄와 무죄, 빛과 어두움, 선함과 악함등의 양면적 특성을 내면에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은 그 양면성의 한 부분을 선택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 선택에 있어서의 방향이 삶의 향상을 위한 것일 때 이상과 가치에 의미를 두고 자기 의미와 성장을 고려하여, 비틀거리더라도 그 길을 향해 고집스럽게 걸어가게 된다. 반면에 삶의 향상을 포기하는자는 무의미하거나 자기 폐쇄적이거나 쾌락의 방향을 향해 가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인간이 잘못된 선택을 했을지라도 다시 사죄하고 다른편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기에 인간은 존엄한 존재다. 저자는 세 명의 사형수가 사형 집행이 되는 순간을 보고 인간의 존엄에 대해 숙고했다. 죽음을 앞둔 공포감속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며, 심지어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하나님의 나라에 먼저 가게 되는 기쁨을 전한 사람도 있다는 것에 저자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그들은 사형을 받을만큼 큰 죄를 저질렀으나, 마지막 순간에 사죄하고, 감사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귀하고 존엄한 인간이 같은 인간에 의해 법의 이름으로 생명을 빼앗겼다는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고 했다. 그들의 죄는 그들이 존엄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했다.


유대인 랍비는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은 두 개의 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 필요한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오른쪽 돌에는 '세상은 나를 위해 창조되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왼쪽 돌에는 '나는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새겨져 있다." 오른쪽 돌은 세상과 나의 근본 관계에서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고 권리자라는 것이다. 나는 왕이자 주인공이므로 세상에 당당해지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야한다는 관점을 지지해준다.

왼쪽돌은 나자신의 본질을 일깨워준다. 모든 사람은 흙으로 빚어졌으므로 서로 다투고 상처낼 필요가 없다. 이 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내 삶의 향상을 위해 용기가 필요할 때는 오른쪽 돌을 보고, 내 삶이 너무 자기 중심적이거나 잊지 못할 실수를 했을 때는 왼쪽 돌을 보며 한계를 받아들여야 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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