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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거스미스 ㅣ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그냥 한마디로 최고!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빨리 읽는 것이 두려웠던 작품.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레즈비언을 주인공으로 한 일명 '레즈비언 역사 소설'이다.
'레즈비언 역사 소설'? 명칭부터 범상치 않은 이 작품을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저자인 '사라 워터스' 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그녀는 1991년 레즈비언과 게이 역사 소설에 관한 연구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녀는 성' 성의표출과 역사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19세기 런던의 삶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제까지 자신이 연구물들을 소설로 쓰기 시작했고 그 결과물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다.
레즈비언과 성에 대한 무척 큰 관심을 가졌던 저자였던 만큼 이 작품에는 레즈비언의 사랑과 외설물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특히 레즈비언들의 사랑은 무척 농밀하게 동시에 섬세하게
표현되어있었다. 처음 만남과 사랑으로 이어질 때까지의 여성 특유의 섬세한 묘사, 그리고 사랑 이후에
농밀하게 짙어지는 안타까운 사랑의 감정.
정말 읽는 이의 마음을 쥐었다 놨다 히는 저자의 필력은 탁월하기 그지없다.
또 레즈비언들의 사랑과 사랑 없는 음란물의 허구성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그 위에 유산을 가로채려는 음모와 출생의 비밀과 같은 다분히 추리소설적인 요소까지
더해 읽는 재미를 배사시킨다. 로맨스 소설과 추리소설의 행복한 만남이라고나 할 정도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요소를 아주 맛깔나게 엮어놓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비적인 요소까지 끌어들인다.
이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남자의 존재가 유난히도 불선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모드'와 '수전'의 아버지는 등장도 언급도 되지 않는다. 그녀들이 고아가 되든 말든.
그리고 그녀들을 결정적으로 비극의 장으로 이끈 '젠틀맨', '릴리'씨는 모두 남자들이다.
그 외에 간간히 등장하는 '존'도 한 성깔 하는 놈도 남자이다. 그에 비해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조금은 선하게 묘사되어 있다. 딸을 지키려는 어머니들, 얼뜨기지만 착한 '데인티'가 대표적이다.
물론 다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모든 불선의 원인에는 다 남자가 있다.
'모드'의 어머니를 결정적으로 파멸시킨 사람은 오빠, 남자인 '릴리'씨이다. 동시에 '수전'을 궁지에 몬
사람은 사기꾼, 남자 '젠틀맨'이다.
정말 이 작품을 읽으면서 19세기 런던에서 남자가 아닌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것이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 정도로 이 작품은 그 당시의 억압받는 여자들의 삶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이 작품은 그런 남성들의 억압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성들의 연대를 제시한다.
즉 '모드'와 '수전'의 사랑(레즈비언들의 사랑)을 통해 억압적인 체제를 돌파한다(한 것 같다.)
거의 운명적으로 서로를 사랑하게 된 '모드'와 '수전'과 달리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젠틀맨'을 사랑하지
못한 '모드' 즉 남녀관계의 불능은 아마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특하면서도 동시에 아련한 사랑을 감정을 농밀하게 표현한 저자의 글쓰기에 찬사를
보내며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하는 나의 마음을 적으며 끝을 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