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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백서 - 오늘도 귀여운 내향인입니다
김시옷 지음 / 파지트 / 2023년 10월
평점 :
MBTI에서는 에너지 발산 방향에 따라 I와 E로 구분한다. I는 내부에서 에너지를 얻고, E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나는 외부로부터는 쉽게 기가 빨리는 성향이라, 꼭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I이다. I 중에서도 대문자 I, 내향인 중에서도 극내향인이다. 그렇다보니 되도록이면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혼자있는 시간을 선호한다.
작가님도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 소심백서라는 책 제목이 말해주듯이,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한번쯤 경험하고 생각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아주 귀여운 그림과 함께 글을 읽고 있으면, 꼭 내 이야기 같아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된다.
"나를 내던지는 일은 꾸준히 하고 있다. 새로운 만남은 여전히 떨리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과 있어야 즐거운지, 얼마나 만나야 편해지는지 다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일. 혼자 내면을 다지는 것 만큼 다양한 사람을 만나 굴곡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안다. 어렵지만 그 이상의 기쁨도 있다는 것도."
사실 사람들에게 치이고 상처받다보면 점점 사람 만나는 일을 피하게 된다. 적극적으로 내가 하고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성격도 아니기에 그들에게 받은 상처는 오롯이 내 몫이 된다. 상대가 아무렇게나 던진 말에 도무지 회복이 되지 않으니 타인을 만나는 일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님은 그럼에도 '나를 내던지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한다. 혼자 있는게 편하다고 새로운 만남을 피하는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기쁨도 있겠지만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느끼게 되는 행복감도 있을테니. 우리 삶이 직선으로만 되어 있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나에 대해 치열하게 묻고, 답하면서 나는 조금씩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에 대해 알게 되자,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나를 사랑하게 된 후, 비로소 타인도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딱 그만큼 삶은 행복해졌다."
때로는 외향적인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나는 여전히 관계 맺기가 어려운데 저 사람은 어떻게 저리도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까, 부러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나를 다그치고 질책한다고 내향적인 내가 갑자기 외향적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그냥 이런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비슷한 고민을 작가님도 한 것 같아 많이 공감했다. 우리 주위에는 다 외향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세상에는 2명 중 1명, 딱 절반은 내향인이라고 한다. 세상이 내향인보다 외향인에 주목할 뿐. 나는 내향인이어서 좋다. 내향적이라 나를 더 잘 알고싶었고, 나에 대해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으니까.
따뜻한 그림과 문장으로 내향인들을 위로해주는 책이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