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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훔치기 - 한 저널리스트의 21세기 산책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사회비평에 대한 글들을 간행물 속에 칼럼을 찾아읽기보다 단행본으로 엮어 나오는 것을 읽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책을 읽는 내내 일관성 있는 흐름으로 비평가의 성격과 코드를 좀 더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드 훔치기>는 문화비평을 읽고자 하는 목적보다는 배움을 얻는다는 목적으로 읽어도 괜찮을 것 같은 책이었다. 다른 나라에 대해, 자유에 대해 -아직 나의 지식이 짧은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비판으로써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흡수하는 기분이었다.
고종석 씨의 글을 읽으면 문화비평가로 유명한 강준만씨나 진중권씨와는 몹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고종석 씨는 기본적으로 개혁보다는 자유를 꿈꾸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한다. 그래서 전투적인 두 비평가들에 비해 글투가 온건하고 다른 비평가들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는 일도 적은 것 같다. 자유지상주의자가 아닌, 우리 시대의 자유주의자. 고종석은 그런 사람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