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읽기 전에 읽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여성학 교재로 쓰인다는 말도 들었고 여자들은 환영하는 책인데 반해 남자들은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는다고도 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고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그러나 나는 기대만큼 재미있지도 않았고 통쾌함을 느낄 수도 없었다. 오히려 이런 극단적인 역할 뒤집기로 여성의 처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우리 이렇게 불리하게 살고 있어요!' 라고 절규하는 모습과 겹쳐져 씁쓸한 마음이 컸다. 그런 상황설정을 기본으로 하는 스토리여서 그런지 어색한 점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 어색함이란 여성이 차별 받는데 익숙해진 현실의 상황 때문에, 전도된 소설 속의 설정이 -있을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어서 였을 것이다. 지금 세상이 어떤지 깨닫지 못한 채 기득권 위에서 이 책이 재미없다고 폄하하는 남자들을 보는 씁쓸함은 책을 읽으면서 느낀 씁쓸함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