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 <藏壽마을>
윤재광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부크크 오리지널 001, 윤재광 저자님의 혼

조선과 한국,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지는 이야기로

서삼과 진우, 지호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간의 영생에 대한 욕망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배경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보니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인간은 천신과 지신이 각각 머리와 몸에 하나씩 나눠준 두 개의 혼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서삼은 짐승의 혼, 엄미가 "망할놈의 쥐새끼"라고 한 3번째의 혼을 가지고 있다.

배운 게 도둑질 뿐인 서삼은 더욱 욕심을 부리며 다른 사람의 혼을 빼앗아 영생을 이어간다.

그러다 지호와 만나게 되고 영생을 이루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이야기가 술술 읽히고 흥미로워서 푹 빠져서 읽었다.

또한 마냥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의 삶과 삶의 이유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됐다.

꽤나 철학적인 질문 같지만 저자의 말대로 살고 싶어서 사는지, 살수 있어서 살아가고 있는 건지.

영생에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 도서 등 다양한 매체로 접해보았지만

꽤나 신선한 이야기였고 어떻게 보면 판타지적인 요소로도 보일 수 있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이렇게 한국적인 요소로 풀어내 조금 더 가까운 느낌도 들었고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나도 다른 사람의 혼을 빼앗아 영생을 이어갈 것인지.

차마 다른 사람의 혼까지는 빼앗지 못하여 생을 마감할 것인지.

마지막은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는데,

처음은 막연히 노인들만 사는 마을, 그리고 그곳에 이사 온 아이에게 추악한 욕망을 드러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면 어떨까,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구상을 거듭할수록 난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은 살고 싶어서 사는가, 살수 있어서 사는가.

혹자는 영생에 대한 욕망에 어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진시황이나 로마 황제처럼 권력욕을 놓지 못해서, 혹은 재력가의 막대한 부에 대한 미련이 결국 영생의 목적이 아니냐고.

하지만 나는 되묻고 싶다. 정녕 그런 자들만 영생을 꿈꾸는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당장 내일 숨을 거두어도 여한이 없는지.

그 누구든 죽음이 가까워지면 더 살고자 하는 이유가 수십 가지 떠오를 것이다.

권력이나 재력과 상관없는 일이라도.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이 삶에 닿아 있다는 방증이다.

그 어떤 욕망이라도 그것의 근간은 우리의 생에 있다. 살아 숨 쉬는 한 인간의 욕망은 막을 수 없다.

즉, 살아 있지 못한다면 인간에게는 그 어떤 욕망도 없다.

p.25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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