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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 북한산업미술 70년 (2000-2018) 북한에도 디자인이 있을까
최희선 지음 / 도서출판 담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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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주제와 구성에 눈길이 갑니다. 타이포그래피서울 웹사이트에 올라온 것 보고 왔는데 가격이 살짝 부담이라 선뜻 구매를 못 하고 있네요 물론 책 특성상 이해가 가는 금액입니다 언젠가는 꼭 사서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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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일
고미영 외 지음 / 북노마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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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과 물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나는 그것을 일종의 종합예술이라 여기게 된다. 그 내용이 담고 있는 삶의 철학을 보면 단순 물건 그 이상이라 느끼는데, 종이의 질감과 타이포그래피와 표지와 내지의 디자인을 포함하는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편집자'라는 위치는 기이해진다. 철학과 예술은 돈과 그래프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반면, 출판사는 책의 제조와 판매를 위한 것이자 명백한 영업의 장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의 일>은 숫자 싸움과 철학, 들어맞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야를 오가는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1인 출판사 북노마드의 대표 윤동희가 기획하고 책방 연희 출판 수업에 참여한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임시 편집부에서 5인의 편집자, 대표를 인터뷰했다. 과연 그들은 냉철한 마케터일까 말랑한 예술가일까.


그래서 '편집자의 일'이 뭐길래

p. 109 -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구나'같은 뿌듯함은 아주 가끔 느끼고, 대부분은 '글자 속에서 이렇게 살아도 되나'하는 어떤 슬픔이 밀려옵니다." (신승엽 / 1984Books 편집장)

다섯 명의 편집자는 모두 자신이 처음 출판업계에 뛰어들었을 때의 환상을 잃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의 무게만큼 있는 그대로를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각기 다른 색깔이 있다. 누구는 묵묵하고, 누구는 냉소적이고, 누구는 다정하고, 누구는 빠릿한. 그러나 공통적으로는 책 만드는 일에 대한 애정과 쓰라림과 경계심이 묻어난다. 그리하여 '책 만드는 일에 함부로 뛰어드는 자가 없게 하기 위해' 이 책을 만들었다는 윤동희 대표의 의도는 어느 정도 그들의 목소리와 부합하게 된 것 같다. 한 마디로 그들의 일은 '쉽지 않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이어져왔다는 그 일이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신성한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고단함을 책 한 권만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쉽겠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글에서 나는 많은 심사숙고와 염려와 기쁨과 몰아치는 마감에 쪼들리는 마음들을 느꼈다. 그런 감정들은 지극히 인간적이라 재밌다. 아무래도 '편집자의 일'보다는 '편집자의 (고된) 삶'이라는 제목이 더 걸맞는 책이다.

모든 인터뷰를 통틀어 내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많은 편집자들이 선택을 내릴 때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모호함'에 기대고 있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객관적 관찰자'로서는 어떤 평준화된 기준을 따르면서 결정적으로 선택의 순간에는 직관에 따른다는 것이다. 많은 책들이 편집자들의 취향과 주관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많은 예술이 그렇듯, 여기에도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주관이 작용하고 있고 그래서 아름다운 것 같다. 더 잘 팔리는, 더 좋은 원고를 본인이 만들고자 하는 욕심도 없지 않을 텐데 그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더 지속적인 출판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좋은 편집자들이 있어 다행이다.

마찬가지로 출판사별 편집자들의 책 소개도 팔아먹겠다는 열의보다는 그들의 진짜 취향이 담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내 '읽을 책 목록'에 여러 권 써넣었다.

나머지 생각

p. 185 - "도구를 만들어 온 인간의 역사에서 디자인의 기원을 찾는다면, 일상의 어느 순간에 그 도구가 필요한지 고심한 흔적에서 편집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 인간의 역사는 정보의 역사이며 편집의 역사다. 인간은 늘 시대와 세상을 편집해왔다. 하늘의 무늬와 땅의 무늬에 사람의 의도적인 무늬를 입혀왔다." (윤동희 / 북노마드 대표)

사실 에필로그의 이 말은 조금 엉뚱하게 느껴진다. 실무자 인터뷰 정도의 깊이인 글에 갑작스러운 편집 예찬론이라니. 몇 가지 떠오르는 게 있긴 하다. 예를 들면,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에 읽었던 김정운 박사의 <에디톨로지>라는 책. 호모사피엔스 시절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편집을 해왔다고, 지금도 학교에서, 예능에서, 영화에서, 책에서 편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에 저런 길고 장황한 에필로그라니 글쎄, 그냥 그만의 에디톨로지를 쓰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터뷰집인 만큼 수록된 질문의 깊이에 대해서 다시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질문들, 특히 '좋은 책과 팔리는 책의 양립'에 대한 질문은 너무 노골적으로 안정감을 추구한다. 그저 원하는 답변을 이끌어내려는 무책임한 질문들. 출판 수업에 참여하는, 아마추어이지만 열정 있는 사람들이 모여 편집자들을 인터뷰하는 일의 취지는 좋지만 말이다. 공통 질문 덕분에 각기 다른 색깔과 업무 방식을 잘 드러내게 된 점도 있지만, 다섯 인물을 미리 조사해서 각기 다른 질문을 했다면 어떻게 반응이 나왔을 지도 궁금하다.




[...]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책을 기획하고 편집한다는 직업의식 혹은 관찰자라는 정체감을 자주 의식합니다.
- P46

오래도록 교류하여 한 권의 책을 도모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어느 날 도래하는 우연과 촉발에 더 기대는 편입니다. 새로운 글쓰기 풍경을 발견하고 끌리면 두어 번 관심과 제안을 피력하고, 지금이 아니다 싶으면 다음을 기약합니다. 꼭 제가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으며, 그 풍경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억해둡니다. - P48

[...] 출간 여부를 판단하는 첫 번째 기준은 ‘워크룸 프레스에 어울리는 책인가‘라는, 상당히 모호한 기준이에요. 그런데 의외로 이 모호한 기준이 상당히 유용해서 판단을 빨리 내릴 수 있어요. 투고 원고의 경우는 그걸 판단하는 데 채 1분도 안 걸리는 경우도 많아요. - P89

[...]‘글을 쓴다는 것‘에 들어있는 특별함이 많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가끔은 그 옛날처럼 새롭고 특별한 글을 만났을 때 느끼는 기쁨과 놀라움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별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뭔가 그 이야기들이 휘발성이 너무 강해 남아 있지 않고 빨리 증발해버린다는 느낌도 많이 받습니다. - P163

‘이야기‘가 사라지는 시대에 마지막 남은 이야기는 무언지, 이야기를 수집하는 사람들의 낭패와 향수를 기록한 이야기들이 남은 것 같습니다. - P62

끝에 가서 뚱딴지같은 이야기를 하시는군요.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요? 저마다 이야기를 만들기만 하고 듣지는 않는 시대에. - P96

책을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지만, 책이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독자는 도대체 책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관한 답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 P140

아마도 근 미래의 서점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형태로 변하지 않을까요. 전혀 예측을 못하겠지만, 서점이 계속 존재하려면 책을 매개로 사람은 물론 뭔가 실질적인 ‘연결‘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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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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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이슬아와 <깨끗한 존경>을 통해 정혜윤 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마침내 그의 책을 읽었습니다. 세상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그녀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방식들을 메모를 통해 배웁니다. 참 많이 닮고 싶은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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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리뉴얼판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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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려주며 기쁨을 얻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스티븐 킹. 그가 격동의 삶 속에서 준비한, 우리가 가장 원했던 글쓰기에 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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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의 과학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8 Vol.10 스켑틱 SKEPTIC 10
스켑틱 협회 편집부 지음 / 바다출판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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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다양한 자연 현상과 그에 대한 갑론을박 속에 숨은 정치적 진실을 낱낱이 드러낸다.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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