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트리피케이션 쫌 아는 10대 - 도시야, 내쫓기는 사람들의 둥지가 되어 줄래? 사회 쫌 아는 십대 5
장성익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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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젠트리피케이션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자기 뜻과는 관계없이 강제로 삶과 생활 터전에서 쫓겨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우리말로는 둥지 내몰림이라고 표현한다.

2012년 한창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본가궁중왕족발사건이다. 20여 년간 온갖 고생을 해서 일구어낸 족발집 건물이 부동산업자에게 넘어가게 된 후 임차료를 터무니없이 올려달라 한다. 억울한 김씨는 다른 조합원들과 손을 잡고 가게를 비워주지 않자 부동산업자는 법으로 비우려 하는 통에 김씨가 부동산업자를 망치로 때리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 곳으로 우리나라는 서촌을 예로 들었고, 외국은 맨해튼 맞은 편에 있는 브루클린이라는 곳을 예로 들었다. 서촌과 브루클린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이주해와서 독특하고 개성을 갖춘 문화를 만들어나가니까 많은 사람과 관광객이 찾아오게 되었는데 더불어 부동산값도 오르게 되어 임차료가 올라가니 기반을 만들었던 가난한 예술가와 기존 살던 사람들은 쫓겨나게 되는 현상이 생긴다. 이것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 한다.

 

현대 도시는 마치 생물처럼 탄생하고 쇠락하고 다시 부흥하는 다채롭고도 역동적인 변천을 겪어.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도시공간의 재구성과 재편성이 일어나.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런 도시 변화의 한 단면이기도 하고 핵심적인 상징이기도 해.’-----30~31

 

2. 젠트리피케이션은 다중 인격자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원인첫째로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중상류층의 사회문화적 특성에 주목해 소비 성향과 문화적 취향이 어울리는 쪽으로 바뀌게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다. 두 번째는 경제적 접근으로 자본시장 특히 부동산을 매개로 한 자본의 움직임으로 발생한다. 셋째는 정책적 접근으로 중앙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정책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이 한가지 원인에 의해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원인과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경제, 사회, 문화, 공간, 계층, 정치 등 여러차원에서 도시가 안고 있는 수많은 모순과 문제가 서로 부닥치고 겹치고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유형은 주거형(건물의 수선과 개조, 재개발, 재건축), 상업형(영세상권이 중상류층 상권으로 대체될 때), 문화예술형(가난한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마련하고 문화행사를 열어 독특한 문화적 매력과 가치를 지닌 장소로 만들어 놓았을 때)이 있다. 이 세 가지가 뒤얽히고 겹쳐 일어날 때가 많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은 어떤 지역이 관광지로 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결국은 떠나게 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주도, 서울 북촌의 한옥마을,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프랑스의 파리, 일본의 교토가 대표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우리 사회와 삶을 들여다 보는 거울이자 이라고 할 수 있어. 이 세상의 압축판인 셈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이해하고 우리 삶을 성찰 할 수 있게 해 주는 맞춤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이야.’ ----51

 

3. 둥지에서 내몰리는 사람들

용산참사는 철거민생존을 위해 강제 철거에 맞서는 저항을 했으나 국가 권력의 과잉진압과 여론조작까지 하고 최고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은 그 뒤에 공기업 사장을 거쳐 국회의원이 되는 등 부귀영화의 길을 걷고 있다.(김석기 국민의힘 국회의원 경북경주)

강제퇴거금지법이 2012년 발의됐지만 2019년 현재 국회의원이 된 용산참사 최고 책임자이자 주범이 바로 이 법을 다루는 국회 상임위원회에 소속돼 있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안정적으로 살 주거권과 일할 권리인 노동권은 기본권으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이다.

 

인클로저 운동은 중세유럽 15세기에서 19세기 영국에서 공유지인 방목장 경작지 황무지를 교회 토지에 울타리를 둘러치고서 지주들의 사유지로 바꾸는 일을 말한다. 이렇게 해서 양을 키워 막대한 부를 쌓은 이들이 젠트리다. 대신 농부들은 도시로 쫓겨났다.

 

1980년대 군부정권에서는 권력의 힘으로 밀어 부치고, 1990년대는 정부권력이 아니라 조합을 설립해 정부와 건설사의 힘을 등에 업고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뉴타운 사업으로 다양한 수법을 동원해 개발해 가난한 사람들은 둥지에서 내몰렸다.

 

4. 돈으로 쌓아 올린 부동산 공화국

도시의 수많은 공간을 어떻게 만들고 활용해야 수익을 최대한 많이 올릴까 고민하는 자본주의의 돈벌이 전략이 젠트리피케이션을 낳았다.

홍대 근처 두리반 사건은 대표적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같은 처지로 고민하고 고통받던 문화예술인들이 연대 투쟁하여 두리반의 승리로 인근에 비슷한 상권으로 옮겨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990년대 홍대 앞은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이곳만의 색다른 문화적 매력과 예술적 즐거움이 있었으나 2000년대 접어들어 젠트리피케이션 바람이 불면서 돈벌이 중심의 상업적 활동이 범람하는 속물적 공간으로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유흥지처럼 변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사람의 온기와 문화의 향기를 갉아먹으면서 삭막하고도 살벌한 잿빛으로 만든다.

 

이제 도시가 추구해야 할 것은 겉모습만 그럴듯한 양적인 성장과 팽창이 아니라 질적인 풍요와 성숙이다. 오늘날 수많은 도시가 인문도시, 문화도시, 사람중심 도시 등을 표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길을 가는데 필요한 도시의 에너지와 잠재력을 좀먹고 있는 것이 젠트리피케이션이다.

부동산 계급사회 부동산 불패 신화 부동산 공화국으로 가장 큰 문제는 불로소득과 공적 가치의 사유화이다.

 

5.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방패들

첫 번째는 우리 스스로 건물주가 되는 것이다.

1930년대 영국에서 전통적 건축 양식인 아이비하우스를 예로 드는데 이 부동산이 개발업자에게 매각되자 지역 공동체 가치 자산으로 등록해 달라고 지역의회에 요청해 영국 최초로 공동체 가치 자산으로 등록되었다. 그래서 주민들이 주인인 협동조합 형태의 지역 공동체가 직접 운영하는 영국 최초의 뜻깊은 펍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 스스로 건물주가 되어 젠트리피케이션이나 개발 바람이 밀어닥쳐도 지역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을 지킬 수 있다.

 

두 번째 방식은 세입자나 임차인 등을 보호하는 임대차보호법을 재대로 만드는 일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이 엄격하게 법으로 세입자를 보호하는 이유는 건물은 소유주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입자들이 열심히 일해서 만들어 낸 자산 가치도 기본권인 재산권 차원에서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20181월부터 시행된 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 인상을 1년에 5% 이하로 제한하고, 계약 보장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으며, 임차인을 위한 권리금 보호조항도 이전에 비해 강화되었다.

 

세 번째는 시민과 정부가 함께 협력하는 민관협치로 도시나 지역의 정책 결정 과정에 민주적인 주민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성동구청의 사례)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으려면 구조적인 힘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되는데 부동산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굳어져 있는 기존의 오랜 기득권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

 

6. 장소, 소유, 도시의 참뜻을 찾아서

사유 재산권보다 더 중요한 이떤 특별하고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걸 깨닫자.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자. 함께 만든 가치는 함께 공유하는 게 옳지 않겠어? 사회 공동체가 함께 생산한 부와 자원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하게 누려야 하지 않겠어? 장소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이 함께 일구어 가는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경제, 튼튼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자치와 자율, 연대와 공생의 원리로 움직이는 공동체 사회, 이것이 젠트리피케이션의 궁극적 해법이야.’ ----144

 

젠트리피케이션이 무엇인지 젠트리피케이션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에세이 형식을 빌어 청소년들이 알기 쉽고 딱딱하지 않게 적어 놨다. 지금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이 입에 붙지는 않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나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야 할 일이다. 3년전 본가궁중왕족발사장 사건으로 매스컴에서 다루면서 이슈화가 됐었는데 지금은 아무런 일 없던 것처럼 사회는 변해가고 있다. 1990년대에는 홍대 근처가 예술가들이 개성있는 상가를 형성하고 특성있는 상가들이 있어 볼거리와 먹을거리들을 제공했는데 2000년대 들어 거대 자본들이 잠식해 어디든 가면 똑같은 거리로 바뀐 것을 안타까워 하는데 나 또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경제적으로 약하고 권력 없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라는 소극적인 생각 때문에 개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돈의 편에 설 것인지 사람의 편에 설 것인지?’가 젠트리피케이션의 궁극적인 문제라고 진단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생각하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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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피포 - 천재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트레이시 펀 지음, 포 에스트라다 그림, 이상희 옮김 / 현암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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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고 나면 참 행복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단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에서 시작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것을 경험 할 수 있고,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 있고, 멋있는 사람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스페인과 포루투갈을 여행하고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가우디도 멋진 사람이었다


<바보 피포>는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를 플로렌스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피포는 금으로 눈송이처럼 섬세한 세공품을 만들고, 보석을 햇빛처럼 반짝거리게 가공하는 장인이었다. 아무도 짓고 싶어 하지 않는 낯선 건축물을 스케치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대성당의 돔 설계도를 공개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설계도를 들고 가지만 판정관들이 어림없다고 판단하고 내동댕이 쳐 지기도 했다. 하지만 피포는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결국 피포의 설계대로 대성당을 짓되 로렌초와 함께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끝까지 돔 대성당을 지은 사람은 피포였으며, 공사가 끝나고 나서 모든 사람들이 바보 피포가 아니라 천재 피포라고 외쳤다. 처음으로 돔 형태의 대성당을 건설한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는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의 생각을 관철시켜 돔 형태의 대성당을 16년에 걸쳐 건설한 사람이다.


그림책을 보면 배경이 치마입고 타이즈 신은 남자들과 긴 치마를 입은 여자들 모습에서 15세기의 유럽임을 알 수 있다. 이 그림 속에 피포는 미국의 무성영화 시대의 영화배우 버스터 키튼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고 그린이가 말한다. 또한 로렌초는 프랑스의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를 우연하게 닮은 모습으로 그렸다. 이 책의 그림 속에는 그 시대 거장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는 작은 실마리들이 많이 담겨 있다. 지오토의 작품에서 따온 두 명의 수도승과 당나귀, 마사치오 작품에서 따온 창문에 앉은 원숭이, 도메니코 기르란다요 작품에서 따온 야생 수퇘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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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빨간 부적 신나는 책읽기 52
김리리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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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이 많았는데 어렸을 때 많이 싸웠다.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먹고 싶은데 먹지 못할 때, 동생들 때문에 내 옷이나 학용품, 장난감을 못 샀을 때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형제가 있었다. 형제는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싸웠다.’마법의 빨간 부적은 시작 된다

부적으로 인해 초록이는 연두로 연두는 초록이로 살아가게 되는데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점이 더 많다.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 생긴 만두가게를 지나다 머리위로 떨어지는 간판을 피하기 위해 서로 몸을 꼭 끌어안은 순간 영혼이 원래대로 돌아가게 된다


책표지 색깔이 부적에서 연상되는 빨간색을 사용해 저학년의 눈을 확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초록이와 연두가 두 손을 모으고 서로 사라지게 해 달라고 빌고 있는 삽화 또한 아이들이 좋아 할 것 같다. 단숨에 재미있게 읽히는 책을 읽으면서 행복했다. 부적을 소재로 영혼이 바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 갈 때도 자연스럽게 잘 표현됐다. 마지막에 달래와 할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해결되지 않은 채 생각 거리를 남겨둔 결말이 좋았다. 뻥이오. 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김리리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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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듣는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114
정은 지음 / 사계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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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읽을 때는 빨리 한번 훝어 일고, 두 번째는 천천히 음미하며 책 읽기를 했다. 노트에 메모도 하고 다 읽고 나서 메모한 노트를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근래에 책을 읽으면 눈으로는 글을 읽고 있는데 내용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읽고 있을 때가 많이 있다. 첫 번째 읽을 때 그랬던 것 같다. 작가가 처음 쓴 장편 소설이라 더욱더 심혈을 기울여 썼을 거라는 생각도 있지만, 읽고 또 읽고 곱씹어 읽은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 스펙타클하고, 스릴있고, 반전이 있는 책은 아니지만, 차분하면서, 짜임새 있고, 문장을 짧게 쓰면서 형식을 바꿔 써서 그 맛이 좋았다.


태어난 지 열 달쯤 되었을 때 까닭 모를 고열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귀가 안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은 엄마와 소통하기 위해 수화를 즉석에서 만들어 썼다. 혼자 노는 방법으로 노래 지도를 만들고, 무용수가 되고 싶은 꿈, 음악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으나 듣지 못해 좌절한다. 중학교 가서 한민과 골든레트리버 마르첼로를 만난다. 마르첼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관없이 나를 신뢰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매순간 확실하게 느끼게 했다. 하지만 삶은 녹록지 않았다. 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두렵고 막막하지만 이 둘의 우정과 사랑은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해준다. 사랑하는 할머니의 죽음과 엄마의 가출로 수지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


헛된 희망을 품지 않기로 했다. 나를 도와줄 사람은 없다. 이제 나는 혼자다. 처음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생활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몸이 다르고 배려 받아야 할 존재라는 약한 생각은 아예 싹을 잘라 내었다.’--151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한발 한발 꿈을 향해 세상으로 나아가는 수지를 응원하게 된다. 거창한 꿈이 아닌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을 만들고 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책을 듣는 시간을 창업하는 야무진 수지가 된다.


장래 희망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내내 배워 왔지만, 사람이 꼭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만 살아야 할까? 아무도 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잖아. -중략- 나는 어릴적에 살았던 나의 첫 집이 내게 주었던 위안과 사랑을 생각하며 그런 공간을 다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을 꿈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161


수지야, 잘 사는 거 별거 아니다. 다른 사람한테 최소한 피해 주지 않는 거. 그게 잘 사는 거야. 쓸데없이 친절을 받지 않고, 쓸데없는 친절과 피해를 주지 말고.”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음성이 여기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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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빵집
김혜연 지음 / 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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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6년이 지나고 7년이 되가니 점점 잊혀지고 있다. 그렇다. 그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이었는데 지금은 그 아픔과 고통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더욱더 빨리 잊혀져 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사고의 원인이 밝혀진 것은 없다.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세단계만 건너면 세상 모든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이렇게 아픔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연한 빵집에서 서로 아픔과 고통을 치유해 간다. 그리고 그들이 아픔을 딛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노력한다. 

'아빠를 동영상에서 보았다고, 그 일은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묻지 않았다. 그때 본 아빠 표정을 다시보면 너무 슬플 것 같았다. 예전처럼 거실에서 부모님과 함께 텔레비젼을 보지 않는다. 혹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면 어쩌나 해서다. 집 안에서 잿빛 구름이 완전히 걷히고, 함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볼 날이 올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바닥에 점점이 떨어진 분홍 꽃잎들 아래에서 개미 떼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하경은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들여다보았다. 이 개미들에게 꽃잎은 재앙일까, 선물일까, 꽃잎 아래 푹 파묻히는 기분은 어떨까? 개미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그런 일들이 있다. 그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는 한 절대 알 수 없는 일.'

그렇다. 당사자가 되어보지 안는 한 절 알 수 없는 일이 있다. 정말 공감간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슬픔이 가득하기도 했다. 나의 아픔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들에게는 못 미칠것이다. 그래도 아픔과 고통을 안은 채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슬픔이 가득하기도 했다. 나의 아픔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들에게는 못 미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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