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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영혼 - 경이로운 의식의 세계로 떠나는 희한한 탐험
사이 몽고메리 지음, 최로미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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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술, 혹은 그 분위기는 가볍다. 순탄하게 살아온,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고픈, 유복함의 느낌이랄까. 묵직한 깨달음을 던져주거나 가슴 깊은 곳을 전율하게 하는 무게감은 없었다. 하지만, 문어가 얼마나 경이로운 동물인지, 그간 수상생물의 의식세계에 대한 나의 무지가 얼마나 깊고 단단하였는지 깨닫기에는 충분했다. '의식'이란 무엇인지, '영혼'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질문들에 있어 인간의 좁디 좁은 한계를 벗어나는 출발점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의식이라는 영역에 있어 유일무이하고 독보적인 기준이 인간이라는 생각은 얼마나 무지하였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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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까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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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트레일 종주기에서 나타나기 쉬운 '나와의 싸움'이나 '야생을 향한 도전'과 같은 진부함이 없다. 기록이나 완주라는 작위적 성과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끝없이 숲을 걷는다는 낯선 삶의 리듬에 매혹되면서도, 도시의 생활과 기반을 다시금 그리워하며 갈팡질팡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그리고 익살스럽게 풀어져 나간다. 진부한 표현일 수 있으나, 삶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도 내 자신의 삶에 대해 위트 있게 관대함을 베풀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따뜻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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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푸른숲 비오스(Prun Soop Bios) 1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푸른숲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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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하였던 고민과 구도의 과정, 그리고 삶의 마지막까지. 그 삶의 정수를 지금의 시대에 비추어 이해해보고 경험해보려는 노력을 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매력이자 힘이다. 익숙해져 버린 불교용어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생생한 본질이 느껴질듯 말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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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 - 열정과 광기의 정치 혁명
로버트 O. 팩스턴 지음, 손명희 옮김 / 교양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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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권의 확대와 함께 열린 대중정치라는 새로운 영역은 군주제, 과두제 정치와는 다른 역학으로 움직인다. 파시즘은 이 새로운 영역을 토양으로 하여 자라난 `극단`이다. 그렇기에 파시즘의 해부도를 치밀히 읽어내고 나면 대중정치라는 영역의 역학이 선명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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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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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영어 원제는 The Sound of a Wild Snail Eating 이다. 그 어떤 소리도 낼 것 같지 않은 작고 조용한 달팽이가 무언가를 씹으며 먹는다. 저자는 정적 속에서 달팽이의 소리를 경이롭게 듣는다.
책을 덮고도 계속 떠오르던건 그 정적과 달팽이의 작디 작은 소리였다. 우리가 이전에는 전혀 감각을 열어보지 못했던, 달팽이가 속한 세상의 층위. 인간의 힘과 감각에 맞춰 직조된 세계를 성큼성큼 걸을 땐 모르던 그 세계. 환자가 되어 누운 우연한 정적 속에서 위태로울듯 미약해보이는 달팽이의 세계에 접하는 것. 그 접점에서 오는 낯선 감동을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린 항상 세상의 더 크고 강한 층위를 올려다보며 그것을 향해 힘과 열정을 쏟는다. 현대 세계는 인간이 위를 올려다 보며 만들어낸 작품과도 같다. 작고 약하고 조용한 층위를 내려다 보기 위해 몸을 굽히는건 현대인에게 낯설다. 그 낯선 시선을 이 책에서 느낀다. 낯선 감동이 있고, 온기어린 새로운 가능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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