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내미는 촘마 동화는 내 친구 62
사이토 류스케 지음, 다키다이라 지로 그림, 김정화 옮김 / 논장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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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의 후기에서 말하고 있다시피 이 작품은 여리고 약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깊이 스며들어 있는 작품이더군요. 이 책에는 모두 열다섯의 동화가 실려 있네요. 어떤 것은 아주 짧은 이야기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런 동화들은 마치 동시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독자 대상 연령이 섞여 있는 듯 한 느낌도 받았어요. 이 점을 배려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옛이야기 풍으로 써서 그런지 문체가 정감 있고 친근했어요. 

 <추운 엄마>는 우리나라 조선의 옛이야기를 새로 쓴 동화인데, 사이토 류스케가 다시 쓰면 이렇게 이야기가 새로워질 수 있구나, 이런 재미가 있구나, 무릎을 치며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옛이야기에 가장 넓게 차지하고 있는 주제라 할 수 있는 ‘효’ 관념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 어린 독자들을 대상으로한 동화로 남녀 간의 육체적 사랑을 당연하고 아름답게 그린 것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개성 있는 작품으로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은 사이토 류스케가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작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겠지요.

표제작 <혀 내미는 촘마> 그리고 <노상 설날>을 가장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혀 내미는 촘마>에서 비극적 장면에서 따뜻한 감동을 끄집어내는 작가의 힘에 감동했습니다. 저한테는 뜻밖에 결말이었기 때문에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읽어 보았답니다. 상반되는 상황, 따뜻한 인간의 마음과 인간의 비극적 결말을 같이 결합시킨 동화에 대한 낯설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상 설날>은 농민 봉기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를 소박하며 따뜻하게 쓰고 있다는 점, 짧은 동화이지만 시간과 국경을 넘어서서 지난 시절 일본 민중의 고통을 지금 여기, 한국 독자에게 그것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이 훌륭했습니다. 바로 이런 것이 문학이 존재하는 수많은 이유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덴구의 웃음>도 참 좋은데 교훈성이 짙습니다. 더러 이렇게 교훈성이 많이 드러나고 있는 작품들도 보였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동화 작가는 교훈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긴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을 고민할 때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다키다이라 지로가 맡았는데요, 다키다이라는 <모치모치 나무>로 저를 사로잡았던 작가입니다. 다키다이라의 독특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좋은 점입니다. 기리에 기법으로 그림을 만들었다는데, 종이 오리기를 이용한 거라니, 번역자의 글에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따뜻한 동화, 의미 있는 동화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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