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메뚜기가 배 부분에 청각 기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의 성적으로 볼 때, 귀하의 자녀 베네사는 청각 기관이 전혀 쓸모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p11

 

학기말 통지표를 쓸때 잠시 감상적인 느낌에 젖어있는 선생님의 말.

이 문장때문이었을까, 아동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아주 재밌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같은 흥미로움이 퐁퐁 솟구쳤다.

메뚜기보다 못한 댁의 자녀에 대한 평가.

ㅋㅋ부모들은 저 말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현실을 직시했을까, 담임을 욕했을까?

 

 

 

 

 

 

"정직해서 부자가 되는 사람은 없는 법이야.

손님들은 원래 속이라고 있는 거지."

p30

 

고작 5살 남짓한 어린아이도, 무엇이 그르고 옳은지 아는데,

주행거리를 속이는 뻔뻔한 짓을 하고도 싫으면 밥을 먹지말라니,

자신이 부정하게 번 돈들로 이 모든 것들을 니가 누릴 수 있는 것이니,

바보같은 너는 조용히 하라니, 아니 오히려 니가 사기꾼이라니,

정직하지 못한 부자는 오래가지 못하고, 행복하지도 못한 법이야.

속이라고 있는 손님이 없다면 너는 살아가지 못하지.

나쁜 어른들!

 

 

 

 

 

 

공격을 받았을 때 취해야 할 현명한 행동은,

나폴레옹이 말했다시피 '오직 반격'만 있을 뿐이다.

p54-55

 

어허, 조금은 위험한 발언 아닐까?

그렇지만 '오직 반격'에도 여러 종류의 반격이 존재한다.

물리적인 반격, 심리적인 반격,

예를 들어 마틸다는, 옆집 프레드의 말하는 앵무새를 빌려와

벽난로에 숨겨놓고, 유령 소동을 벌여

아빠와 엄마를 벌벌떨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또래의 아이들이란 어떤 사실에 대한 이유를 깊이 캐 보려 하지 않는 법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온 정신이 팔려서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왜 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p132

 

그래서 아이들의 세계에는 어른들의 세계처럼 슬프지 않은가 보다.

 

 

 

 

과제때문에 읽은 도서다. 영어로 읽을 때에도 참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영어로 한번 읽어서 인지, 책이 재미있어서인지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참, 종종 청소년도서도 아닌 아동도서에 꽂혀 진지하게 책을 읽고있는 내 모습을 보면 참, 내가 정신연령을 아직 아동인가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어쨋거나 확실히 읽을만한 책이다. 별표 다섯개니까^^

놀라울정도로 똑똑한 천재 소녀 마틸다. 혼자서 글읽는 법을 배우고, 4살짜리가 혼자 도서관을 가서, 자기 몸집만한 책을 읽는다. 아직 나도 읽지 않은 노인과 바다, 동물농장, 뭐 소위 어른들이 깊이 생각하며 읽는 책들을 조그마한 아이가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는다. 그리고 숫자계산은 어찌나 잘하는지! 그런데 한가지 흠은, 이렇게 똑똑한 소녀를 그 부모님들은 하찮은 존재로 취급해버린다. 자고로 여자는 꾸미는데 온 신경을 써야하며, 공부를 선택하면 멋진 남편을 못만나고 고생만 한다고 생각한다. 책읽는 것을 쓸모없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이 부모들이, 똑똑한 소녀 마틸다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이 괴로움은 마틸다의 유쾌한 복수들로 지워간다. 어떻게 이렇게 어린 꼬마에게서 이렇게 발칙한 복수극이 짜질 수 있을까? 참, 내가 이랬었다면 얼마나 좋아~

그리고 온갖 악의 모둠 결정체인 트렌치불 교장선생님. 그녀는 예전에 헤머 던지기를 한, 자신은 결코 작은 아이였던 적이 없었다고 믿는, 우락부락한 여자다. 여자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아이들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머리위에서 빙빙돌려 던지는 걸 즐기는 공공의 적이다. 진짜 실재로 이러한 교장선생님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됬을까? 책 속에서는 이 교장선생님이 부모님들에게도 아이들에게 처럼 똑같이 대하기 때문에 어떤 부모도 나서서 뭐라하지 못한다고 나온다. 현실 속에선, 아니 대한민국에선 온갖 인권유린으로 종신형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도 나오지만, 참 재미있는 이야기다. 진짜, 발칙하다. 오호, 발칙, 딱 어울리는 단어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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