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사전
이외수 지음 / 동숭동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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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생물이다
젤 앞페이지

(허허... 내가 읽은 건 1994년 초판 본)

 

 

 

<아침>

아침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찬란하지는 않은 것이다.

 

어둠을 밝혀주는 해가 자신의 존재를 서서히, 하지만 강하게 날 반기는 아침.

커튼이 없는 자취방에서 눈을 감고 달콤함에 빠져있는 나에게 아침은 달콤함을 앗아간다.

그러나, 그아침이 있기에 또 다른 달콤함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아침을 찬란하게 만드는 건,

그 전날의 나의 모습이될 오늘의 나의 모습이다.

 

 

 

 

<평화>

전쟁발발의 합리적 근거

 

피식했다. 명쾌해서일까.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화를 깨뜨리는 모순.

전쟁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나라는 평화를 가장 많이 부르짖는다.

 

 

 

 

<화장>

여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실물보다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화공약품 따위로 얼굴을 도색해서 변조시키는 기술이다.

대개의 여자들이 성년이 되면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자신의 얼굴에 대해 얼마간의 불만을 품게 된다.

화장은 그 불만에 대한 보완이다.

그러나 아무리 비싼 화장품으로 얼굴을 도색해도 자신의 원래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자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좌우하는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여자로서의 마음가짐이다.

여자는 외모를 가꾸는 일에 시간을 많이 낭비할수록 천박한 아름다움으로 전락해 가고

내면을 가꾸는 일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수록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성숙해 간다.

 

음. 이건 공감할 수 없다.

망상을 이끌어낸 근본적인 원인은 남자에게 있다.

적당한 화장은 자신의 단점을 커버하는 자기 만족이다.

그러나 여자들의 화장이 짙어지는 건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남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성형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애초에 '예쁜 것'을 바란 것은 남자다.

여자 스스로는 거울이 있어야 자신을 볼 수있지만

일차적으로 그 여자를 볼 수 있는 것은 상대편이다.

뭐, 마음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것은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의 아름다음을 볼 수 있는 남자가 화장 안해도 예쁜, 시선을 잡아끄는 여자만큼 드물기 때문에,

여자들이 화장을 시작한게 아닐까

하.... 뭔가 이렇게 쓰니까 열폭같다....

그렇지만 지나침이 나쁘단건 공감.

 

 

 

 

<예술>

술 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

영혼까지 취하게 한다.

……

거기에는 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몇일 전에 읽었던 고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

그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천재들은 노력한다.

천재들은 우리를 수용하지만, 우리는 천재들을 수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술에 취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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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수의 글을 읽고 싶어서, 어떤 분이 싸게 파는 걸 여러권 샀다. 그 중 제일 얇은 책이다.

  어제까지 이외수의 장편소설 <칼>을 읽었기 때문일까. 감성사전 곧곧에서 연결되는 그의 생각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번 그의 기막힌 캐치에 감탄했다. 뭐 모든 내용들이 마음에 든건 아니다. 진부한 것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진부한 것들도 이외수의 말을 통해 진부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졌다. 광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 그리고 우리의 감성을 다시 끄집어내는 작가. 하나의 작은 단어를 설명함에 있어서, 그의 예리하고도 부드러운 묘사는 우리를 울렁이게 만든다.

 어찌보면 <감성사전>은 그 이름만으로 내 블로그와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여러분의 감성을 찾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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