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이유리.임승수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이 예술'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것이 바로

'예술이란 사회생활의 반영이며 생활의 거울'

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Overture by 이유리-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
이유리.임승수 지음/시대의창

 

 

게릴라 걸즈,<여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가기위해서는 벌거벗어야 하는가?>(1989)

 

책의 시작은 짙은 페니미즘의 탄성으로 시작한다.

'여성'들을 재현물이 아닌 생산자로 만든

'여성'미술가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술가라는 말 앞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붙는다는 게

역사 속에서 여성의 어두웠던 위치를 새삼 느끼게 하는 듯 하다.

또한 부드러운 여성상이 아닌 강한 여성상들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강한 여성.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서의 여성.

 

 

 

 

 

 

 

 

"만화는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는 장난질이 아니다.

오히려 행복을 추구하면서 고뇌에 허덕이는 인간의 압박된 정신에,

별안간 나타난 통풍구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도미에 p35

 

재미삼아 본 패러디와 만평, 만화, 웹툰에

한순간 뜨끔한 적,

혹은 개운한 적,

나만 경험한 건 아닐 것이다.

 

 

 

 

 

 

 

 

 

고야,<마드리드 1080년 5월 3일-프린시페 피오 언덕에서의 총살>(1814)

 

 

"더 이상 변주되어서는 안될 그림을 위하여" p.53

 

위에 보이는 고야의 그림은 마네와 피카소, 그리고 다른 화가들에 의해 몇번이고 변주되었다.

작가가 인용한 피카소의 말처럼

'그림이란 집안을 장식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적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전쟁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선 변주되어선 안될 그림의 소재거리가 발생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결국 자신을 죽음으로 모는 이 행위들은

도대체 왜 어디서부터 언제부터 시작되고,

언제쯤 더 이상 변주되지 않을 것인가.

 

 

 

 

 

 

 

 

그는 '살아있는 예술을 만든다(Faire de l'art vivant)'는 신념으로

사회적 진실과 예술적 진실을 근본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았다.p67

 

귀스타브 쿠르베가 한 말이다.

동감한다.

진실 앞에서 아름다움은 그저 하찮은 욕심일 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순간의 욕심들을 위해

무수히 많은 진실들을

덮어버리곤 하는 것이 아닐까.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p131

 

사회문화시간에 봤던 모던타임즈의 일부,

그땐 그저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코미디를 보며

친구들이랑 깔깔거리기 바빴던것 같다.

아니 어쩌면,

어느 곳에 갇혀 쉴틈없이 바쁘게 같은 일을 반복하는 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고등학생시절이었기 때문에

불편한 진실들을 외면하려 더 크게 웃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마치 미국의 언론과 교육이

헬렌 켈러가 장애를 이겨낸 감동적인 과정은 크게 다뤄도

그녀가 이후에 사회주의자로서 자본과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 투쟁했다는

사실은 다루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p193

 

언론과 교육이 사실은 다루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헬렌 켈러의 이후 행적에 대해 새롭게 안것이 신선했지만,

그보다 눈뜬 장님인 내가 한심했다.

나 자신을 한심하게하도록 만드는

언론과 교육

그것들을 조종하는 보이지않은 더 위쪽의 어떤 것들

그게 더 한심했다.

결국 자신들의 손해란 걸, 오래가지 못할 진실이란 것을 모르는 것일까.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까지 검열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얼마나 야만적인가 p233

 

말 그대로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해서, 나에게 이롭지 못한 것에 대해서,

힘만 있다면

다 묵살시켜 버릴 수 있는,

다 동일화 시켜버릴 수 있는,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

 

 

 

 

 

 

 

최병수,<우리는 당신들에게서 떠난다> p261

http://cafe.daum.net/earthring/YndH/29

우리가 이들의 자리를 빼았고 있다.

대체 무슨 권리로,

우리는.

 

 

 

 

 

 

 

 

이 다양한 모습의 '무언가'는 사실은 하나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향한 끊임없는 추구다.

-Finale by 임승수-

 

 

 

 

 

 

 

간단한 교양서적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한게 큰 잘못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참 불편한 책이었다.

아직도 이 시대에 만연하고 있는 차별, 가난, 전쟁, 묵살,

모든 불편한 진실들을

바꾸기 위한 예술가들의 노고를 그려낸 책이다.

판화, 그림, 음악, 영화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외침을 듣게 되었다.

예술이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란 것을

그들의 노력이 단지 사치품에 그치는 것이 아니란 것을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다만,

책에 대해서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품에 대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작품을 먼저 배치했다면,

독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비교하며

더 풍부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또 부분부분 자연스럽지 못한 문장은

의지에 불탄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을까.

그리고 다른 책에서 보여줬듯

강한 자본론의 비난과 사회주의 찬양이

굉장히 주관적이고 함께 살자라는 말이 마치 운동권의 외침처럼

아니 좀 지나쳐서

그냥그런사람도 불편하게 만드는 게 조금 흠이랄까.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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