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맨 1 - 기러기 아빠의 고군분투 가족 지키기
정필원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큰아이가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요즘 가끔씩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가족들과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남편이나 나나... 아이에게 소리지르고 간혹 쥐어박기도...ㅡㅡ;; 

그러고나면 마음이 너무 아파 대책없이 둘이 고민만 무성하다. 

그러다 우연히 모 사이트의 웹툰으로 올려진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두번 연속 정주행~! 그리고 읽을 수록 눈물은...정말 가슴에서 흘렀다....ㅠㅠ 

배송 되던 날... 난 가족들 앞에 이 책을 펼쳐 놓고 의무적으로 즉시 읽기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나는 남편에게  이렇게 덧붙였다. 

"남편...사실, 이 책은 남편을 위해 산 거거든. 남편이 읽으라는 게 아니고... 애들이랑 내가... 이 책을 두고두고 읽으면서 울 사랑하는 남푠이 얼마나 열심히 살아주시는지... 잊지 않으려고...ㅜㅜ" 

그리고 아이들에게 또 이렇게 덧붙였다. 

"너희들~! 아빠에 대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나쁜 기운이 생길 때마다 당장 이 책을 펼치도록 해~! 그러고도 그런 불순하고 가증스런 마음이 남아 있다면, 가차없이 이 엄마가 처벌할 것이야~!!" 

그리고 나서 온 가족이 차례로 이 책을 돌려 읽었다.   

다음은... 책을 읽은 후 내게 말해 준 가족들의 리뷰이다. 

<남편 - 휴... 이거... 남 얘기가 아니네... 그냥... 짠...하고 맘이 아프다... 동질감... 주인공이 나 인 거 같은 그런 맘이다... 그냥... 한숨만.....ㅡㅡ;;> 

< - 재밌어요....(순간 내가 째려보자) ... 무지 감동적이네요. (멀뚱하게 바라보다 시선을 돌린다... 오히려 내가 민망하다... 어찌 저리 메말랐을까나...ㅡㅡ;; 저런 애가 아닌데..ㅜㅜ)> 

<아들 - 와... 그림 이쁘다... (사실, 이녀석은 여섯살이다. 그래서 글자를 잘 모른다. 근데, 신기한 건...그림만 보고도 대충 감을 잡는다는 거)... 엄마, 근데, 이 책은 왜 슬플까요? (확실히 지 누나보다는 낫다..ㅡㅡ;; 일곱살이나 차이나는데도...쯧...) > 

결국... 맘 아픈 건... 남편과 나.... 당사자들(?) 뿐이란 애기... ??

아...입맛이 쓰다...ㅡㅡ;; 

근데... 꼭 그건 아니었던가 보다. *^^*

가슴밭에 가뭄이 들었나 싶던 울 딸아이... 기특하게도 그날 이후로 계속 이 책 두권만 끼고 산다.   (무언가 이녀석의 마음을 건드리는 게 있었지 싶다..^0^)

집안 일 끝내고 시간이 남아 잠시 보려고 찾다보면, 어느새 이녀석이 끼고 제 책상에서 삼매경이다.

심지어 방학 숙제 마무리 하는 곳곳에 희중이와 다림이 캐릭을 따라 그려 넣는다. 

그러다가 한번 보고 또 보고... 아마 열번 이상은 족히 읽었지 싶다. 

이전까지 광적으로 좋아하던 파페포포 시리즈 중 이번에 함께 사 준 <파페포포 레인보우>는 두어번 읽고 침대 맡에다 놓고는, 이 책은 시도 때도 없이 끼고 다니면서 본다. 

간만에.... 정말 간만에 "만화책 한번 자~알 샀다~!" 소리가 나온다. ^^ 

*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이 있다. 이 책은 엄마의 이야기이다.   

몇 년전 이 책을 샀을 때 한참을 또 가족들에게 읽도록 강요(!)했었다..^^::  

나 좀 이해해 달라고, 나 좀 봐 달라고....그렇게 나의 힘듦을 외쳤었다. 

이제 내가 조금은 삶에서 평온함을 찾게 되니... 문득 남편의 서글픈 모양새가 눈에 가득 찬다. 

우리 가족의 모든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 맨 자그마한 사람.... 

웹툰에서 이 작품을 처음 만나던 날... 그냥 복받쳐 오르던 감정이 이런 것 때문이었겠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 이 사람에 대한 가엾음... 미안함.... 

그동안 내 아픔만 보고 내 힘듦만 알아달라 해서 미안하다는.... 이런 거... 

더 잘 해야지.... 더 사랑해야지... 이젠... 내가 더 많이 나누어 가져야겠다....  

그 짐과 책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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