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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인격 ㅣ 개암 청소년 문학 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스포일러 포함글
사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뒷표지를 보고 너무 많은 기대를 해버렸다.
'눈을 뗄 수 없다.
얼기설기 엮인 구성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이야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는 추천문장은 반드시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쉽게 다 읽은 후에 저 추천문장들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매우 실망스러웠다.
항상 비밀이라는 건 우리에게 많은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혹은 보게,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가는 인간복제라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로 비밀을 만들었으며 그런 점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처한 상황과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 해결되어 갈지 상당히 궁금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독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비밀이란 막상 펼쳐놓고 보자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주인공을 쫓는 것으로 생각되어진 인물은 사실 주인공을 쫓는 것도 아니었으며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음에도 쉽게 마음을 돌려버린다. 더구나 복제인간으로의 주인공의 혼란이 좀 더 컸더라면 그 심리상태가 좀 더 크고 집을 떠나 무언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갔다면 이야기가 좀더 흥미롭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 인물의 내적인 갈등과 외부와 충돌에서 나아가는 모습이 좀 더 컸다면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지만 거의 집안에서 움직이는 주인공의 모습만큼이나 이야기의 폭이 줄어든 것 같아 많아 아쉽다.
더구나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복제인간을 만들어낸 부모와 복제인간인 주인공의 심리적인 갈등과 회복 부분이다. 어머니의 정신병으로 인해 그러하다 하더라도 그들이 모든 사건을 겪은 후 심리적 상처의 치유가 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은 상당히 미국적인 모습으로 아직 다른 나라에서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심리치료라는 방법을 통해 쉽게 문제를 해결시키려는 작가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 많은 부분 아쉽다. 좀 더 인물과 인물 사이의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심리치료의 과정을 통해 인물들의 심리적인 변화가 깊이 있게 들어나지 않아 이 해결책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인간복제와 관련해서 이 책을 읽어본다고 한다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 그런 점에서는 하가시노 게이고의 '레몬'이 더 흥미롭게, 진지하게 이 소재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청소년소설이란 이름으로 청소년을 타겟으로 이 소설을 바라본다면 사춘기 시절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을 청소년들이 한번쯤 읽으면서 혼란스러운 시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공감대를 약간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