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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비스의 문 2 - 밤의 열두시간
팀 파워즈 지음, 이동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시간여행에 대한 꿈을 꾸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등의 소재로 심심찮게 쓰이는 시간여행. 그것이 과거로의 여행이든 미래로의 여행이든 수많은 사람들의 로망이다.
‘나는 과거로 가서 무엇무엇을 하겠다, 미래로 가서 무엇무엇을 하겠다.’
시간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목표가 있다. 부를 얻겠다거나 명예를 얻겠다거나, 혹은 좋은 의도로 역사 속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보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시간여행을 쉽게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데 사용하려 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위험한 발상이다. 타인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역사를 송두리째 뒤집어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과거 시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 시간은 이미 과거가 아니다.
팀 파워즈의 <아누비스의 문>에는 야욕을 가진 악당들과, 선망의 대상을 만나기 위해 시간여행에 순수한 마음으로 동참하는 주인공 영문학자 도일이 있다.
아누비스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자칼 머리를 가진 죽음의 신이다. 음모와 순수한 열정, 그들의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기 좋게 포장한 제목이 아닌가 싶다.
<아누비스의 문>의 배경은 19세기 초 런던 뒷골목이다. 과거와 현재, 그 교차되는 시간 속에서 독자들은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실제 역사와 허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그게 바로 팀 파워즈의 마법이다.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눈길을 사로잡는 마법 말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방법(시간의 틈새)을 알게 된다면 그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우연히 시간의 틈새를 발견한 백만장자 코크런 대로는 콜리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영문학자 도일에게 콜리지 관련 강의를 부탁하지만, 사실 음모를 꾸미고 있던 코크런 대로의 계획은 1810년으로 가는 것이었다. 망설이던 도일은 콜리지를 직접 만난다는 점 때문에 따라나서게 된다.
도일은 그곳에서 닥터 로마니에게 납치당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도망쳐 어시장에서 양파를 팔며 생계를 이어간다. 또다시 닥터 로마니에게 납치당한 도일은 거지 왕국, 코펜하겐 잭 진영의 도움으로 도망치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또 한 차례의 납치가 있고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건강이 악화된 도일은 우연히 코크런 대로의 음모가 암에 걸린 자신의 육체를 바꾸려는 것임을 알게 된다.
닥터 로마니는 바이런의 복제 인간으로 민심을 어지럽히고 불의 정령을 소환해 런던을 불바다로 만들려 하지만, 도일의 방해로 무산된다. 한편 코크런 대로는 젊은이의 몸으로 바꿔 목숨을 부지하지만, 대로를 죽이고 그의 재산과 아내를 가로챌 계획을 꾸미고 있던 늑대인간 ‘개 얼굴 조’가 투신자살하면서 이미 죽은 대로와 몸을 바꾸는 바람에 함께 죽게 된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도일과 윌리엄 애쉬블레스의 관계와 의문을 증폭시키는 20세기 산물들의 등장이다. 이것은 다른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