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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양이로 키우는 법 - 그래서 사랑받는 집사로 거듭나는 법
소피 콜린스 지음, 양혜진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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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고양이가 보이는 삶은 큰 축복이다. 오늘도 내 곁에서 무방비한 상태로 평화롭게 누워 있는 내 고양이를 보고 있자면, 문득 묻고 싶어진다.
‘넌 지금 행복하니? 밖에서 살 때보다 행복해?’

코코가 집에 온 지 어느덧 618일째다. 우리집에 오기 전 코코는 아파트 화단에서 태어나 5년을 밖에서 살았다.
길에 살던 코코를 아침 저녁으로 보살피던 나도 코코를 입양하고 여러모로 안심이 되고 코코를 케어하는 것이 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자유롭게 자연 속에서 누리던 것들을 빼앗긴 코코가 심심하고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
항상 같은 놀이, 점점 무성의하게 흔드는 낚싯대로 코코를 대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럴 때는 책을 통해 도움을 얻고, 내 집사력 전반을 점검해보아야 할 때!

“행복한 고양이로 키우는 법“이란 제목을 보고 이 책을 펼치지 않을 집사가 있을까? 책을 펼치면 선물처럼 쏟아지는 귀여운 고양이 그림들에 눈이 핑핑 돌아가서 처음에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책을 후루룩 넘기며 귀여운 고양이들을 한번씩 눈에 담은 뒤 독서 시작.
실제본으로 시원하게 쫙쫙 펴지는 이 책은, 하나의 큰 주제를 왼쪽 페이지 + 오른쪽 페이지 2쪽에 배치해 한 눈에 읽고 파악하기 쉽게 되어있다. 제목과 같이 정말 어떤 특정 기술을 익히는 매뉴얼 북 같달까? 요리할 때 레시피를 곁에 두고 틈틈이 들여다보고 참고하는 것처럼, 이 책도 시도해보고 싶은 방법을 고양이 옆에 펼쳐두고 계속 참고해 읽기 참 좋다.
번역서라 그런지 국내에는 생소한, 새로운 놀이방법도 소개가 많이 되어 있었다. 특히 모빌놀이나 연못놀이는 생각해보지 못한 놀이라서 ’조만간 꼭 해봐야지‘ 다짐. 골판지로 나무그루터기 만들어주는 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날을 잡아 따라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꼼꼼히 책을 읽으면서 순서대로 정독하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우리 고양이의 행복을 위해 최소한 1가지를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랜덤으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실천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놀이방법만 실려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고양이의 특성과 생애주기, 먹이와 관련된 내용도 있어서 고양이의 삶 전반에 대해 체크하고 점검해보기 좋았다.

그 동안 멋진 집사가 되기 위해 여러가지 고양이 책을 읽어보았다 자부했지만, 새 책을 읽어보고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구나 실감했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캣닙과 개다래나무(마따따비)는 잘 알고 있었지만, 분홍괴불나무의 존재는 전혀 몰랐었다. 역시 백점짜리 고양이 집사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드디어 내 책장 ‘고양이 코너’에 새 책을 추가. 책이 아담한 크기의 양장책인데다 일러스트가 하도 예뻐서 다른 고양이집사들 선물용으로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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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양이로 키우는 법 - 그래서 사랑받는 집사로 거듭나는 법
소피 콜린스 지음, 양혜진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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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만 예쁜 장식용, 소장용 책이 아니라 의외로 글자가 빼곡해요. 찬찬히 읽어보면 만랩집사도 ‘호오?’할만한 꿀팁과 정보가 세세히 적혀있고, 놀이 음식 환경 생애주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고 초보집사에게도 알맞을 것 같아요. <그러면 뭐가 좋은데요?>말풍선이 있는 것도 깨알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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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양이로 키우는 법 - 그래서 사랑받는 집사로 거듭나는 법
소피 콜린스 지음, 양혜진 옮김 / 바람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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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만 예쁜 장식용, 소장용 책이 아니라 의외로 글자가 빼곡해요. 찬찬히 읽어보면 만랩집사도 ‘호오?’할만한 꿀팁과 정보가 세세히 적혀있고, 놀이 음식 환경 생애주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고 초보집사에게도 알맞을 것 같아요. <그러면 뭐가 좋은데요?>말풍선이 있는 것도 깨알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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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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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 받은 김금희 작가의 신작 가제본 '경애의 마음' 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받은 첫 느낌은 '다행' 이었다. 다행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가 왔음이.

욕조 속에서, 도서관에서, 카페에서 '경애의 마음'을 읽어가며 여러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슬퍼서가 아니었다. 좋아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아주 오랫동안 이런 한국소설을 기다려 왔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에 대해 다정하고 따듯한 답장을 받은 느낌이었다.

첫 완독 후 나뭇잎처럼 책갈피에 다닥다닥 붙여진 포스트잇의 개수만 세어보니 쉰여덟개나 되었다. 기억하고 싶고 마음에 새기고 싶은 구절이 그토록 빈번했던 것이다. 그 중 단 하나만 꼽아서 이 이야기를 대표하라면 나는 이 구절을 꼽고 싶다.

"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 잘 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야채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매뉴얼이에요. "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 수 있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도 떠오르고, 한강 작가의 '희랍어 시간'의 다음 구절도 떠올랐다.

'모든 사물은 그 자신을 해치는 것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걸 논증하는 부분에서요. 안염이 눈을 파괴해 못 보도록 만들고, 녹이 쇠를 파괴해 완전히 부스러뜨린다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들과 유비를 이루는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양가 감정을 느꼈다. 마음 깊이 울컥하는 감동도 있었지만 인간의 혼과 마음은 파괴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미 수없이 파괴되지 않았는가하는 의심과 회의가 혼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삶은 거칠고 무자비하며 인간의 마음은 여리고 약하고 때로는 아니 너무나 자주 이해불가이지 않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사랑'일수밖에 없지 않을까. 손을 잡고, 한 자리에 눕고, 매일 얼굴을 보고, 그런 사랑만이 아니라, 힘들 때 외로울 때만 무책임하게 찾아오는 그런 사랑의 이름을 한 무언가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바탕으로 한, 공경하는 마음이 깃든 사랑. 즉, 경애의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서 이 경애의 마음을 보았다.
힘이 나서 사는 게 아니라, 살아서 힘이 나는 거라고 말하며 주인없는 개들의 먹이를 챙기는 일영.
어떤 경우에든 인간을 걷어내지 말라고 말하던 기술자 조선생.
경애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고 기도하던 경애의 엄마.
경애의 아카이빙에 접속하고 연대해 준 화재 사건의 관계자들.
여동생을, 언니를, 자매의 마음으로 챙기던 낯선 곳에서 만난 동료들.
타인의 행과 불행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라던 은총.
그리고 은총을 함께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경애와 상수.

케빈 베이컨은 여섯 다리를 말했지만 우리나라처럼 좁은 사회에서는 두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라고 한다. 즉 우리 모두에겐 우리 사이에 우리들만의 '은총' 이 있을지도 모른다. 너와 나, 둘만 모여도. 이 인연의 그물이 계속 이어져 큰 그물이 된다면 어떨까. 과연 우리에게 외면할 수 있는 슬픔이 단 하나라도 남을까?
한 회사에 소속되어 영업부에서 함께 미싱을 팔게 된 공상수와 박경애가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시간과 기회를 제공한 것은 그들의 일이었지만, 결국 그들이 '경애'의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은총을 공유하고 부탁하며 손을 잡아 서로에게 변치 않는 '상수'가 된 것은 그 중심을 사람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당함을 호소하는 사람, 타인의 일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 그래서 일인 시위를 하고, 가면을 쓰고 언니가 되어 밤을 지새워 누군가에게 위로의 편지를 써주는 사람. 그 둘이 만나서 알아가고 사랑이 시작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이 책은 그래서 평범한 우리들을 위한 길고 다정한 항소문 같았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채 순하게 살 수 있는 순간을 꿈꾸'며 실수하고 싶지 않고 상처주고 싶지 않고 망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실수하고 상처주고 망치고 상처받아 죄스럽고 고통스런 마음으로 고개 숙인 누군가에게, 당신은 죄가 없다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이야기. 여기 당신이 잡을 손이 있다고, 당신이 잡아줬던 손들도 있다고.

살아지는,
살아 남겠다는,
살지 않을 수 없는,
살게 되어졌다는,
살아야만 한다는,
살고 싶다는,
살아볼까 하는,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었다.


이해하기 때문에 함께 떨어지고 함께 아픈,
모두에게 은총이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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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Trek Lt. Commander Scott (Other) Gund Star Trek Plush 4
Gund / Commander Scott - Gund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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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나 귀엽고 부드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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