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2 세트 - 전2권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셜록 홈즈!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얼굴.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오이 닮은 그 배우. 우리의 오이 아저씨.

셜록 홈즈! 하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두두두두 둠~둠~ 둠둠~ 둠~ 둠~ 둠 둠둠둠둠~ 오프닝 타이틀곡이 들린다.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그리고 허드슨 부인, 마이크로프트 홈즈,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들까지도.

오래전 영국 BBC 드라마 [SHERLOCK] 을 보게 된 후로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보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셜록 홈즈가 익숙해져 버렸다.

 

현대식으로 재해석되어 이륜마차 대신 택시를 타고 전보를 치는 대신 문자를 보내고 두꺼운 지명 사전을 찾는 대신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는 셜록 홈즈의 모습은 낯선 듯 익숙했고 각 에피소드들의 살해 방식이나 추리 과정을 화면으로 보게 되어 내가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보다 박진감 넘치는 셜록 홈즈를 만날 수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각자 맞은 역할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벌써 시즌 1에서 시즌 4까지 서너 번은 봤다. 볼 때마다 재미있어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고전이 영원한 것은, 아무리 재해석되고 아무리 현대식으로 멋지게 포장해도 원작이 가지는 진가는 훼손되지 않는 데 있는 듯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드라마 [SHERLOCK]으로 생생했던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의 이미지가 다시 본래 그들의 이미지로 덧씌워지는 신기한 현상을 겪었다. 

다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그리고 왓슨 박사다.

 

다만, 어찌 된 일인지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읽은 기억이 없다.

범죄수사물, 추리물을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에 [셜록 홈즈] 는 당연히 모두 읽었어야 했는데.. 막상 책을 읽으니 '입술이 뒤틀린 남자' 는 읽자마자 기억이 났는데 그 외의 이야기는 '내가 읽었었나? 아닌가?' 싶게 생소해서 스스로 놀랐다. 나의 책장에도 셜록 홈즈 시리즈가 없다니. 말도 안 돼. 분명 꽤 여러 시리즈를 읽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오래전에 일부 시리즈를 읽어서인지, 관련 드라마나 영화, 만화 등등을 많이 봐서 익숙한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워낙 유명한 [셜록 홈즈]라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들로 책을 읽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 이 책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채 셜록 홈즈를 안다고 말할 뻔했다. 아찔하다.

 

SHERLOCK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01 & 02

2021년 첫 책으로 만나게 되어 고맙고 반갑다!

 


 

특별한 점

 

- 드라마 [SHERLOCK]의 작가인 마크 게티스와 스티븐 모팻이 뽑은 19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발생한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각 편마다 마크 게티스와 스티븐 모팻의 코멘트로 시작된다.


- 책의 앞뒷면 표지가 드라마 [SHERLOCK]의 주인공들이다. 셜록 홈즈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왓슨 박사 '마틴 프리먼' 그리고 중요 인물들이 함께 담겨서 소장 가치가 있다.

책을 실제로 받아보고서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기뻤었다.


- 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어도 멋지게 보일 것이다. 시크한 검은색 바탕에 하얗고 깔끔한 글씨체로 SHERLOCK이라고 쓰여있다니.




- 책이 두꺼운 편인데 하드커버에 제본이 잘 되어 있어서 책을 쫙 펴놓고 읽어도 책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

책을 깨끗하게 보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 점은 아주 중요했고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었다.

물론 종이 질도 좋다. 적당한 두께에 적당히 매끄럽다.

 

- 놓친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오탈자도 없고 번역상의 부자연스러움도 없었다.

아무리 유명한 책이라 해도 외국어로 쓰인 책들은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서 글의 이해도가 크게 좌우되는데 이 책들을 읽는 동안에 '아니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라거나 '정말 작가가 이렇게 쓴 것이 맞을까?' , '이런 표현은 너무 과한 것 같은데..' 와 같은 의심이나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몰입도가 확 올라간다.

 

- 삽화가 없다. 책의 구성이 깔끔하다. 추리소설이니만큼 삽화가 많이 있거나 주석이 과하게 달려있으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방해가 될 거다. 적당한 삽화가 있어도 좋겠지만 아서 코난 도일은 탁월한 묘사로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갔기 때문에 약간의 상상력만 있다면 머릿속으로 충분히 그려지는 이야기들이다. 글로만 채워졌어도 이야기는 풍성하다.

 

-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나 영화 속의 셜록 홈즈 보다는 원작의 셜록 홈즈가 더 매력적이다. 냉철하고 예리하며 어려운 사건에 매달리는 것은 같지만 덜 무례하고 더 인간적이다. 그래서 왓슨 박사나 마이크로프트 홈즈와의 관계도 더 부드럽다.

 

아쉬운 점

- 8권, 9권도 좋으니 셜록 홈즈 시리즈를 모두 담아주시라고요.

- 셜록 홈즈가 런던 어딘가에서 영원히 살고 있다고 말해주세요.

 

19편을 읽고

 

-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의 첫 만남부터 흥미진진하다. 책도 드라마도. 추리란 이런 것!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오신 모양이군요."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별것 아닙니다." 홈즈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 page 15 에센셜 스페셜 01 [주홍색 연구] 중에서

 

- 왓슨 박사와 그의 부인이 된 메리 모스턴 양의 첫 만남

책을 읽는 내내 메리 모스턴 양은 왓슨 박사를 전적으로 지지해 주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럼 저도 말해야겠네요. 신이시여, 고맙습니다." 내가 끌어당기자 모스턴 양이 속삭였다. 보물을 잃어버린 게 누구인지 몰라도 그날 밤 내가 보물을 얻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 page 325 에센셜 스페셜 01 [네 사람의 서명] 중에서

 

- 셜록 홈즈의 '그 여자' 등장. 어쩐지 드라마에서의 아이린 애들러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었다.

 

이것이 보헤미아 왕국을 뒤흔들 뻔한 사건이자, 셜록 홈즈가 공들인 계획이 한 여성의 기지 앞에서 빛을 잃고 만 이야기의 전말이다. 예전에 홈즈는 여자의 총명함을 얕잡아보곤 했는데, 요즘에 들어서는 그런 모습을 통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아이린 애들러나 그녀의 사진 이야기를 입에 올릴 때면 홈즈는 언제나 '그 여자'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쓴다.

>>> page 403 에센셜 스페셜 01 [보헤미아 스캔들] 중에서

 

- 사건을 대하는 셜록 홈즈의 태도.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을 풀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험하게도 할 만큼 열정적이지만 그 외의 일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드라마에서도 끊임없이 외친다. "Boring!!!"

 

"덕분에 따분하지는 않았어." 홈즈가 하품하며 말했다. "아! 벌써 지루함이 밀려오는 것 같아. 진부한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게 내 인생이야. 가끔 이런 소소한 사건 덕에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지만." 홈즈는 말을 하다가 하품을 했다.

>>> page 442 에센셜 스페셜 01 [빨간 머리 연맹] 중에서

 

"예컨대 당신이 조금 전 내게 물을 주기 전까지 내가 지난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

>>> page 625 에센셜 스페셜 02 [빈사의 탐정] 중에서

 

- 셜록 홈즈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그는 그저 추리하는 기계가 절대 아니다.

 

"그 아가씨는 내가 어떤 사실을 얘기해 줘도 믿지 않을 거야. 페르시아의 격언에 이런 게 있어. '호랑이 새끼를 빼앗는 사람은 화를 자초한 것이듯, 여자에게 환상을 빼앗는 사람도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하페즈도 호라티우스 못지않은 안목과 지혜를 갖췄다니까."

>>> page 475 에센셜 스페셜 01 [신랑의 정체] 중에서

 

" ... 그 녀석은 이번에 혼쭐이 났으니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지금 감옥으로 보낸다면 평생 감옥을 드나들며 살게 될 걸세. 게다가 지금은 용서의 계절 아닌가. ..."

>>> page 553 에센셜 스페셜 01 [푸른 석류석] 중에서

 

"왓슨, 만일 내가 능력을 과신한다거나 사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부디 내 귀에 대고 '노베리'라고 속삭여줘. 그래주면 정말 고맙겠어."

>>>page 82 에센셜 스페셜 02 [노란 얼굴] 중에서

 

- 내가 유일하게 온전히 기억하고 있던 셜록 홈즈 이야기이자 셜록 홈즈의 특기인 변장술과 왓슨 박사에 대한 평가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얼굴을 반쯤 돌렸는데, 순식간에 휘청거리는 몸에 입 싼 노인네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 page 485 에센셜 스페셜 01 [입술이 뒤틀린 남자] 중에서

 

"왓슨, 자네는 침묵할 줄 아는 굉장한 재능을 가졌지. 친구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

>>> page 489 에센셜 스페셜 01 [입술이 뒤틀린 남자] 중에서

 

- 대체 그놈의 사랑싸움과 재산 싸움은 예나 지금이나, 셜록 홈즈가 있으나 없으나 끊이지를 않는구나.

 

- 셜록 홈즈와 모리어티 교수의 죽음이 나온 [마지막 문제] 단편이 나온 이후로 아서 코난 도일이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받은 것은 안타깝지만 아마 그 시대에 내가 살았다면 당장 펜을 들어 항의 편지를 썼을 것이다. 그것이 인지상정.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내가 실제로 사람을 죽였더라도 이만큼 욕을 먹진 않았을 것." 이라고 아서 코난 도일이 말했다고 한다.

그러게 대체 왜 그러셨어요.

 

- 결국 견디다 못한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다시 살려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몇 초 동안 멍하게 홈즈만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절하고 말았다.

>>> page 451 에센셜 스페셜 02 [빈집의 모험] 중에서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셜록 홈즈는 다 읽었을 것이다. 아마도 여러 번.

그렇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컬렉션에 이 책을 포함시키길 추천한다.

나처럼 몇 가지 시리즈만 읽었거나 셜록 홈즈를 알고 있지만 책은 읽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유명한 책들은 어린이용으로도 나오고 읽든 안 읽든 전집 구매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분명 모든 시리즈를 찾아서 읽게 될 것이다. 나도 곧 찾을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 등으로 각색되고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 쪽으로도 셜록 홈즈에서 파생된 캐릭터들이 많아서 셜록 홈즈를 명탐정 이미지로만 알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그리고 사건 속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를 다시 보았으면 좋겠다.

드라마 [SHERLOCK]을 재미있게 본 사람들도 이 책을 꼭 보았으면 좋겠다. 같은 듯 다른 셜록 홈즈 책은 영상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음. 깔끔한 구성과 멋진 커버를 가진 셜록 홈즈 이야기를 끝내 소장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지요.

아시다시피.. 난 이미 가지고 있거든요.

 

 

 

※ 위의 글은 도서리뷰단에 선정되어 해당 출판사가 무상으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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