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과학 지식 101 - 왜 그런지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이 사실은 과학이었다
조엘 레비 지음, 고호관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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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참 잘 지었다.

과학 관련 책이라면 머리부터 아파지는 과학 기피자들도

왜 그런지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이라고 하니 그게 바로 내 궁금증 같고

그림과 함께 친절히 설명해 줄 것 같은 책의 표지 또한 마음에 든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를 쭈욱 읽어내려가니

'그래 맞아. 그거 좀 궁금했어.' 라든지 '아 그러네. 그러고 보니.'라고 생각했던

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 이야기가 있었다.

 

과학은 상아탑이나 멀리 있는 연구소 속에 갇혀 있지 않다. 언제 어디서든 과학을 찾을 수 있다.

사실 과학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민주적이라는 점이다.

>>> page 6

 

101가지 과학 이야기는 5개의 큰 묶음으로 되어있다.

일상생활, 인간에 대해, 자연법칙, 우주에서, 자연의 세계.



일상생활

우리가 궁금했던 것들. 바로 그거.



001. 저절로 엉키는 줄

이어폰 줄은 왜 엉키는 걸까? 줄이 엉키고 묶이는 현상에는 어떤 물리학적 원리가 있을까?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 요즘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니까 이어폰 줄의 엉킴에서 자유로워지고 있지만

아직도 줄에 달린 이어폰을 사용하는 나로서는 복잡한 대중교통 안에서 엉킨 이어폰 줄을 푸는 것이

얼마나 강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지를 떠올리게 했다.

저절로 엉키는 이유는 알았으나 저절로 풀리는 방법은 없었으니 안타까웠지만

나의 부주의라고만 생각했던 주머니 속 괴물이 과학이었다니 어쩐지 위로가 된다.

아마도 몇 년이 더 지난다면 저절로 엉키는 줄이 아닌, 저절로 사라지는 이어폰 한 쪽 이 되겠지.


010. 제때 익히는 바나나

초록색 바나나를 사면 검고 흐물거리는 바나나를 먹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초록색 바나나는 딱딱하고 맛도 별로 없다. 어떻게 하면 잘 익게 만들 수 있을까?

 

-> 먹기 편하고 맛있고 저렴하고 다이어트인의 친구인 바나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난 많이 먹고 싶어서;) 보통 한 송이씩 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바나나 걸이가 따로 판매가 될 정도로 맛있게 익은 바나나를 제때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혼자 사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판매상은 진열대에 올리기 전에 바나나에 에틸렌은 뿌려준다니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 궁금해졌다. 하나를 알고 다니 다른 하나가 궁금해진다.

 


인간에 대해

우리의 생각, 행동 그리고 존재는 모두 진화의 결과이고 과정.



 025. 대머리의 역습

한 가지 가설로는 유리의 유인원 조상에게 대머리는 성숙함의 상징이라는 게 있다.

나이가 많은 수록 자원에 대한 지배력이 강하기 때문에 대머리가 잠재적인 짝짓기 상대로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 응 아냐. 그쪽으로 진화되었고 유지되는 거 난 반대야.

왜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유전되는 거야. 이제 우리의 선택도 존중해줘.

 

039. 얼린 신체를 망치로 부수면?

액체 질소에 손을 얼린 뒤 망치로 내려치면 산산조각이 날까?

 

-> 이와 비슷한 얘기로, 아주 오래전에 일본의 생체실험(마루타)에 대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어릴 때라서 다른 것은 기억이 희미한데 유독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어떤 여자의 양 팔을 아주 차가운 물로 밤새 얼린 뒤

펄펄 끓는 물에 집어넣자 얼었던 부분이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는데

영화적 상상까지 더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딱딱하게 언 손가락 정도는 시간만 충분하다면 분명 산산조각 낼 수 있을 거다.



자연법칙

자연법칙이 곧 과학.


 

051. 지구 중심으로 떠나는 여행

지구 중심을 통과하는 터널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 책을 읽기 전까지는 지구 중심을 통과할 수는 있나 하는 생각만 했는데

높은 빌딩을 짓고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오가더라도

인간이란 고작 지구의 표면에 붙어있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을 자꾸 잊어버린다.

낮과 밤이 오가는 동안에도 지구가 자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만다.


062. 자유 낙하의 충격

추락하는 엘리베이터가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 뛰어오른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인터넷상에서도 여전히 자주 올라오는 얘깃거리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금만 고층으로 올라가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혹시.. 추락한다면?' 하는 시뮬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을 테니 말이다.

결국은 죽게 되겠지만, 비로소 결정했다.

나는 무릎을 굽혀서 충격을 흡수하며 뇌를 살려보고자 발버둥 칠 수도 있겠지만

되도록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 이불 밖은 위험해.



우주에서

인터스텔라라도 보길 잘 했다.


 

068. 달아 달아 네가 필요해

달이 우리에게 해준 게 도대체 뭘까? 달이 없어진다면 아쉬울까?

만약 달이 처음부터 없었다면 지구의 생명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예로부터 태양 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보았고 낮과 밤이 존재하는 이유처럼 여겨졌는데

지구와 달이야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던 것이다.

달의 존재 이유가 지구의 속도 조절과 목성 중력의 영향까지 미치는지는 몰랐다.

태양의 신과 동등하지 못할 이유가 없고만.

 

073. 맨몸으로 도전하는 진공 치킨 게임

우주에서 우주 비행사가 헬멧을 벗으면 어떻게 될까?

토탈 리콜 마지막 장면의 아놀드 슈워제네거처럼 질식할까?

 

-> 과학적인 설명을 위한 상황 설정이 너무 재미있다. 마치 곧 다가올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도의 기술로 태양계를 행성들을 왔다 갔다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총·칼로 위협하지 않고 너의 우주복 시스템을 파괴하겠어. 라고 위협할 수도 있으려나

아니면 더 이상 특수한 우주복이 아닌 일상복과 같은 우주복에 휴대용 산소통으로 멋을 내려나.



자연의 세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들에 들이대는 과학.

 



077. 희박해도 확률은 있다

정말로 복권 당첨 확률보다 벼락 맞을 확률이 더 높을까?

 

-> 세 가지에 놀랐다.

복권 당첨보다 벼락 맞을 확률이 여덟 배나 높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첨자가 계속 나온다는 것.

그렇다면 누군가는 어딘가에서 벼락을 맞고 있다는 것.


084. 내 소리가 편안하냥

고양이는 만족스러울 때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가르랑 거린다.

가르랑거리는 데에는 에너지가 든다.  따라서 유용한 기능이 있거나 진화 과정에서 유리해야만 한다.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건 왜일까?

-> 고양이를 무서워해서 가까이 갈 일도 영상을 찾아보는 일도 없던 터라

밤에 새끼 고양이가 사람 아기처럼 우는소리 말고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의 상처는 늘 더디게 낫는가 보다.

고양이의 가르랑 거리는 소리가 상처 치유를 돕는다는 이론이 있다는데..

 

086. 보지 못했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비둘기는 현대 사회에서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특히 시내와 도시에 많다. 그런데 새끼 비둘기를 본 적이 있는가?

 

-> 어쩌다가 비둘기가 세균의 온상, 더러움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어서

길 가다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썩 좋은 기분이 아닌데

이제는 새끼 비둘기를 구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벌써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092. 식량문제의 대안은 바로 곤충

대부분 서양인은 곤충을 먹는다는 생각에 거부감을 느낀다.

하지만 곤충은 개발 도상국에 사는 20억 명의 식생활에 중요한 한 부분이다.

우리 모두 곤충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 전 세계적으로 식량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곤충이 대안일 거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예전에는 우리도 메뚜기, 개구리 잡아먹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고 좋은 영양 공급원이라지만

지금 나에게 곤충을 권한다면 과연 먹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운이 좋게도 먹거리가 풍족한 시대, 풍족한 나라에서 태어나 다행이다.

다만,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메뚜기떼 출몰로 식량문제가 심각하다는 뉴스를 봤을 때

나도 모르게 그 많은 메뚜기떼를 그물로 잡아서 먹지 왜 굶고 있나를 생각했던 것을 보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결국 치맥 대신 메맥이 될 거라는 것에 공감한다.


 

 

101가지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나의 소감 4가지.

 

1. 모든 상황 설정이 일상적이라 쉽고 재미있다. 마치 지식인을 읽는 듯하다.

2. 궁금해요? : 이게 답입니다. (X) 이걸 과학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O)

3. 책이 두껍지 않아도 오래 읽게 되는 이유가 자꾸 뭘 찾아보게 됨.

ex) 내 이어폰 줄의 길이, 고양이 영상, 눈송이 사진, 메뚜기 요리법, 나이카의 수정 동굴 사진,

     정사각형 바퀴 자전거 존재 여부, 핵 펄스 엔진이나 반물질 엔진 같은 처음 보는 단어들 등등

4. 쉽게 알려주었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나의 문제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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