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페일링 업 - 나는 매일 내 실패를 허락한다
레슬리 오덤 주니어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일어나서 도전해라.
일어나서 도전해라.
게임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건 해볼 만한 게임이다. >>> page 19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에서 에런 버 역을 맡아 2016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레슬리 오덤 주니어" 의 실패와 성공담을 읽게 되었다.
책의 시작은 꿈의 무대라고 생각했던 [해밀턴]의 마지막 공연을 몇 달 앞둔 그가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어떻게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는지를 돌이켜보며 시작된다.
그는 규칙과 절대적 권위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이였으며
자신을 지지해주던 어머니와 출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강인한 아버지 만으로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평온한 학교생활을 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자신에게 거는 기대도 알고 가족을 실망시키게 될 것은 두려워했으나
그저 건방지고 말이 많은 아이가 되어가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때 그의 인생을 바꿔준 사람으로 프랜시스 터너 선생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터너 선생님과의 이야기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가 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인생의 통틀어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준 사람이다. 진정한 멘토랄까.
그를 대부분의 어른들은 막연하게 반항 기질이 있는 아이라고 여기고 있었을 텐데
터너 선생님은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보았고
연설이라는 창구를 통해서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되
잘 가꾸고 다듬은 후에 내보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와 터너 선생님은 필라델피아 대회에서 4년간 무패 행진을 이루는 쾌거를 이루었고
많은 우승 부상들 중 필라델피아 프리덤 극장에서의 연기 공부가
그를 연기의 길로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가지고 있었을 많은 잠재력과 감추어진 재능들은
우리 자신이 들여다보아 날개를 달아주기까지 너무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때로는 아니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은 그 빛나는 잠재력을 꺼내볼 기회도 없이 평범함이라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며
마치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던 것처럼 살아가기도 할 테지. 나처럼.
그가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것에 의문은 없지만
터너 선생님과의 만남은 그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나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주는 터너 선생님과 같은 고마운 길잡이를 만난다면
실패를 하고 넘어져도 저 멀리 보이는 빛을 따라 걸어야 이유가 분명해진다.
혼자서도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는 사람은 없다.
당신의 터너 선생님은 누구인가? >>> page 39
나는 행운아는 아니었던 것 같으니 누군가의 터너 선생님이 될 수 있게 되어야겠다.
그가 좋은 길잡이를 만난 후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렌트] 공연을 보고 난 후다.
[렌트]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프리덤 극장의 훈련 이외에도 필라댄코(필라델피아 댄스 컴퍼니)의 심화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오랜 시간을 들여 준비를 했다.
필라댄코에서 반 꼴찌를 해도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이 좋을 만큼.
연설 대회를 치르며 쌓였을 내공과
막 생겨난 꿈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기쁨으로 가득 찬 마음
그리고 그 기회를 잡고자 기울였던 노력이 그를 결국 [렌트] 무대로 이끌었다.
자기 꿈이 눈앞에 나타나면 온 힘을 다해 순수한 기쁨과 경탄으로 맞이하겠다고 스스로 굳게 다짐해두기 바란다.
>>> page 60
그는 [렌트] 무대에서 알게 된 배우들, 캐스팅 디렉터 등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게 되었다.
카네기멜론 대학교를 가게 된 계기도 그랬고
몇몇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경력을 쌓기 시작하게 된 것도 그랬다.
할라우드에서 오디션을 볼 때도 [렌트]에서 알게 된 배우에게 도움을 받는다.
꿈을 향해 진지하게 달리는 사람 곁에서는 응원할 수밖에 없는 거겠지.
[아이다] 출연을 거절하고 학업을 이어나갔던 것이나
졸업 후 브로드웨이가 아닌 할리우드로 가게 된 것은 나도 의외의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매 순간의 선택에서 배울 점을 찾아낸다.
아니요. 라고 거절할 수 있게 된 것. 낯선 결정에 있어서 자신을 믿고 도전하게 된 것.
그리고 드디어.
자신에게 물러설 여지를 주고 멋지게 실패해도 좋다는 허락을 내리게 된 것.
우리는 넘어져도 된다고.
자신의 이상이나 강렬한 충동을 좇아 실패해보라고 격려 받아야 마땅하다.
...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가는 길의 일부는 성대한 실패로 닦이는 법이다.
계속 나아가라.
>>> page 119
실패를 알게 된 후로 그는 좀 더 대담하게 자신을 마주했고
계속해서 멘토를 찾아내고 그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끊임없이 무엇이든 배웠다.
그저 그런 할리우드의 흑인 배우로 정체되는 것에 괴로워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먼저 도움을 청할 만한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내가 실패했고 실수투성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어떻게 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 좋겠구나.
그는 다시 일어서서 [해밀턴]의 에런 버로 날아올랐다.
그 스스로도 큰 성공이라 부를 만큼 꿈을 이루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생겼고 꿈을 이룬 후에도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준비. 도전. 실패. 성공 그리고 기회가 다가올 때마다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고마운 사람들.
그는 텅 빈 객석을 보면서 지나온 날들을 그렇게 적어나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의지가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사랑과 믿음이 우리를 이끌었다.
나는 그 증인이었다. >>> page 204
** 아쉬운 점,
그의 [해밀턴] 공연을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의 공연을 보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 위의 글은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해당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쓴 개인적인 소감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