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behamisnice > 쌍용차 투쟁 다큐 '당신과 나의 전쟁' 후기
전주영화제에서도 놓치고, 이래저래 보기 힘든 다큐라서 당장 신청해야지, 했을 때
역시나 이 이벤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응모하지 않았기에 거의 초대받고 '성미산마을극장'으로
놀러갔더랩니다.
그렇지요,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폭풍같은 진실 앞에서 어쩔 바를 모르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눈을 감거나 다른 즐거움을 찾아 자신들의 눈앞에 놓인 과제를 하루하루 해결할 뿐이니까요.
그러나 회사에 다닌지 어언 7년, 점점 회사를 닮아가는 나를 느끼면서
또 회사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뭔지 조금씩 알아가면서
스스로를 '노동자'라 칭하는 일이 점점 저에게 낯설지 않아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적어서 오히려 더 단란했던 모임이었고,
펑펑 울기보단 소리죽여 울면서 본 다큐였고 관객으로만 만나야 하는 이 상황이 죄송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과 관객이 아닌 '동지'로 만났어야 하는데 말이죠.
작년 여름, 그 뜨거운 날들을 77일간을 더욱 달구어낸 그들에게
저는 격려와 위로, 그리고 지지의 박수를 받으셔야 할 뿐, 다큐에 대한 여타의 질문들은 무의미하다 생각했습니다.
작년 여름 아침마다 발 동동구르면서 도대체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과연 무엇을 연대해줄 수 있는지, 쓰러지는 동료들을 바라만 보아야 하는 스스로가 너무나 무력했던 기억이 아스라합니다.
그러나 정녕 이것은 '나의 전쟁'이 아니라 '당신과 나의 전쟁'이고
그러기에 우리는 당연히 그들과 이 아픔을 나누면서 서로를 다독여야 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추진해준 뒷풀이, 그리고 또다른 만남을 기약했던,
이 성근, 그러나 질긴 연대를 얻은 그런 따듯한 밤이었습니다.
알라딘을 서점으로써도 좋아하지만, 잊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곳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가열차게 초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과 같이 외칩니다.
'함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