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함에 있어서의 신중함.

살아있는 역사 1
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김석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6월

힐러리의 자서전을 읽으며 내가 느낀 것은, 말을 함에 있어 가해야 할 신중함과 타인의 말에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삽시간에 퍼스트 레이디가 된 힐러리를 두고 언론은 사소한 것을 트집잡아 물고 늘어지기 일쑤였다. 머리 모양과 옷차림새는 트집 잡기중 하나. 때로는 전혀 사실무근한 내용이 기사화되기도 하고,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공공연하게 침해되기도 한다. 현재에 하는 말은 물론이거와 과거에 했던 말까지 언론은 들추어 비난했다. 이렇게 철저히 개인적 감정이 무시되는 환경속에서 힐러리는 기분 상해했지만 가슴에 심각하게 담아두지 않고,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비하였다.

반면, 빌과 힐러리의 오래된 친구이자 빌 행정부의 참모인 변호사 '빈스 포스터'는 언론이 자신에게 보낸 비난을 진지하게 받아들였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자살을 택했다.

빈스 포스터의 우울한 죽음을 읽어내리며 나는 내 자신을 생각했다. 나는 이전부터 너무나 진지하다는 지적을 받아와서 이를 염두에 두고 좀더 가볍게 생각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였다. 근래에는 예전보다는 좀더 가볍게 사물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요며칠 친구가 내게 하는 조언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빈스 포스터의 죽음에 내가 이리 동요하는 것이리라.

 힐러리의 말대로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일단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더군다나 상대방이 나를 비난할 때, 그들은 나를 온전히 이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리 가슴에 담아둘 것이 못된다는 점이다.

이밖에 내가 배운 또 하나의 것은 힐러리가 쓴 구절을 응용하겠다.

나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말하거나 행동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 매웠다.

힐러리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은 아래와 같다.

내가 퍼스트 레이디가 된 뒤 처음으로 혼자 여행하고 있을 때 한 젊은 보좌관이 물었다.

"방에 어떤 음료를 넣어드릴까요?"

"다이어트 닥터 페퍼"

그 후 몇 년 동안 어디에 가든지 호텔방에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다이어트 닥터 페퍼'캔이 가득 들어 있었고, 사람들이 음료가 가득 든 유리잔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중략)이것은 물론 친절한 일이지만, 거기에 담겨있는 함의는 나를 정신이 번쩍 나게 했다. 나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또한 그들은 내가 원하는 것을 심각하게 오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인식해야 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조사해 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물론 일반인으로선 이런 사태(?)까진 오진 않더라도 경솔하게 말을 하면 어떤 결과가 미치는지 그부분, 절실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