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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ㅣ 알베르 카뮈 전집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의 부조리함으로 많은 공감을 주었던 알베르 까뮈의 작품, 이방인 을 읽고 한동안 충격이었던 경험이 있다. 그 때가 고2 때였던 것 같은데..
그 때 내 주변환경과 마찬가지로 이유도 알 수 없는 부조리한 현실이 소설과 넘나들며 ..많이 슬펐었던 것 같다.
그 때부터 알베르 까뮈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시지프 신화와 페스트를 읽기로 결심했다.
이번에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ㅎ 페스트가 생각나 전에 읽다 만 것을 다시 읽어봤다.
페스트는, "이방인"을 읽고 슬픈 마음에 긴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이 책 뒤에는 번역하신 분이 자세한 설명을 해 놓으셨는데 읽기 전에 잠깐 봐두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페스트는, 전쟁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2차 대전의 시작과 끝, 7년동안 이 책을 썼기 때문이다.
전쟁처럼 갑자기 평범했던 일상이 재앙으로 바뀌는 순간을 그려내면서 이 재앙에 대처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난 이 도시와 상관없다며 갑자기 이 도시에 갇히게 된 랑베르의 도시벗어나기 과정들,
-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 의사 리유도 랑베르에게 무사히 나가서 아내와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행복을 바라는 것.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몇 달 동안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는 동안, 결국 그는 이 도시와, 이 재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탈출의 기회를 포기하고 페스트 퇴치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 그 시간들을 이겨내고 마침내 시의 문이 열렸을 때 아내와 재회하는 장면이 무척 기뻤다.
이 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 타루.
페스트에 대항해 보건대를 조직하자고 말했던 인물. 그의 성실한 행동들이 좋았다.
의사 리유를 도와 정말 열심히 일했던 사람,
리유에게 우정의 표시로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했던 장면과,
리유와 바닷가에 가서 잠시 수영을 했던 따뜻한 그 장면은
페스트 전체 내용 중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에 맞서,
페스트를 받아들여라, 라고 말하던 신부는 내게 최악의 캐릭터였다. 그런 면에서.
원죄라는 개념 말이다..페스트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후에, 어린 아이가 페스트로 인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걸 보고 생각을 조금 고쳐먹게 되는 것 같은데..
그랑이나, 코타르, 가르시아, 오퉁판사, 리유의 어머니 등등 다른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서도 페스트를 끝까지 무사히 읽을 수 있었다;;;
문체가 조금 딱딱한 편이고 긴~~ 문장이 많아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읽기 어색한 부분도 간혹 있고..
그래도 마지막 번역자의 해설이 많은 도움이 되니 별 네 개.
알베르 까뮈의 인생행보와 작가수첩, 책 속 내용이나 노벨수상소감 등을 인용한 것들이 아주 좋았다.
마지막으로..결국에 페스트에서 도시는 해방되었지만 그것이 꼭 완전한 행복은 아니다 라는 것을 묘사해 주는 부분을 놓치지 말자.
아내와 친구를 잃은 리유의 쓸쓸한 모습에서 전쟁 후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페스트, 전쟁의 위험요소는 어딘가에 항상 있다고 말하며 끝나는 이 소설을 보며
지금의 부조리한 현실, 아직도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전쟁들이 서글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