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풀 전산초 평전 - 현대 한국 간호학의 어머니
메풀재단 엮음 / 라이프플러스인서울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에도 나이팅 게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읽는 내내 나이팅게일보다 더 뛰어난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메풀이 간호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활동하던 시기는 일본 식민지 조선에서 였고, 게다가 1940년 이후부터는 제국주의 전쟁으로 더욱 악랄하게 착취당하던 시기였다. 모든 보건의료행정이 전쟁을 위해 동원되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의료와 간호가 될리가 없다.

그러나 메풀은 모든 한계를 받아들이고 꿋꿋하게 자신의 직책을 수행해나갔던 것이다. 조선이 일본을 통한 우회적인 개화를 하고 있을 당시, 여성의 사회활동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따라서 간호학교를 나와서 간호사가 된다는 것은 지금의 간호사와는 매우 다른 입장에 있었던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극도로 저조한 사회적 환경에서 간호사는 여성 지식인이었고, 사회 교육자이자 봉사자로서의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었다.

이 열악한 보건환경에서 풀뿌리처럼 살아온 메풀은 이 때의 경험이 훗날 메풀의 사상과 철학인 '전인간호' 사상의 토대가 되었다. 황금만능과 기회주의가 판을 치는 현대에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폄하되기 일쑤다. 그러나 치료라는 것이 단지 의사의 진단, 약물치료, 수술이 전부라는 생각은 다시 재고되어야 한다. 정신력과 심리적 안정이 치료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는 의학자들에 의해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한국의 보건의료인들은 물론이고 장차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풀의 업적 보다 메풀의 행동하는 삶과 그녀의 사상은 단지 보건의료차원을 넘어 한국의 행동하는 사상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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