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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400년의 산책 - 몬테베르디에서 하이든까지
이채훈 지음 / 호미 / 2015년 6월
평점 :
음악 관련 전공자는 아니지만 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를 맡고 있을만큼 음악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음악 관련 지식을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단지 어렸을 때는 플루트를 배웠었고 그 이후 어른이 되어서 클래식 음악을 듣다가 비올라의 음색에 빠져 비올라를 시작해 취미로 계속 비올라를 연주하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 주위를 돌며 관심을 보이듯 나도 클래식 주변을 알짱거리다 보니 더욱 좋아하게 되었고 좋아하는 마음을 비로소 가짐으로써 그에 대한 지식과 다른 사람들은 그 곡을 듣고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제1장 바르크 시대의 거장들>, <제2장 거대한 바다, 바흐>, <제3장 런던의 슈퍼스타, 헨델>, <제4장 '일그러진 진주', 클래식이 되다>로 구성되어있다.몬테베르디, 카치니와 페리, 코렐리, 파헬벨, 비탈리, 마르첼로, 알비노니, 비발디, 페르골레지, 바흐, 헨델, 타르티니, 글루크, 하이든, 레오폴트 모차르트까지 다양한 음악가들의 곡이 나온다. 특히 음악의 아버지인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인 헨델은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만큼 각각 한장에서 통째로 다루는데 (내가 느끼기에) 남성적이고 도시를 연상케하는 깔끔한 바흐의 음악에 대한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바흐와 헨델이 이러한 별칭을 얻으며 음악사의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건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둘 다 1685년 생이라는 것과 국제무대를 누비며 활약한 헨델을 독일밖으로는 나가본 적이 없는 경력이 수수한 음악가 바흐가 일생동안 꼭 만나보고 싶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헨델이 영국에 귀화한 이후 고향인 독일에 방문했을 때 바흐는 헨델을 만나러 할레로 갔지만 헨델이 떠나서 만남이 불발, 두번째 방문했을 때 앓아누워 있어서 장남을 보내 집으로 초대하였지만 바쁜 헨델이 거절해서 불발(당연한 것일지도. 일반인이 당대 최고 스타를 집으로 초청한거니...), 세번째로 고향에 방문했을때는 바흐가 이미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그러나 더욱 슬픈건 헨델이 바흐를 보지 못해서 아쉬워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 또 헨델에게 굴욕을 안겨 준, 존 게의의 '거지 오페라' 등 따분하게만 보였던 클래식 음악가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이다. 뿐만 아니라 '아베마리아'라는 곡은 여러개가 있는데 바흐의 평균율 C장조를 원곡으로 구노가 선율은 얹어 작곡한 아베마리아와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바빌로프의 아베마리아까지 같이 모아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같은 이름을 가졌으나 그 느낌은 확연히 다른 세 곡을 비교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음악이 클래식 음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클래식은 여러 종류의 BGM으로 많이 쓰이는데 사람들은 클래식이 상당히 멀리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클래식을 듣고 있는 날 보며 의아해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그 클래식 곡에 얽힌 이야기를 말해주고 싶었다. 또 음악에 대한 이론적 지식의 전달보다는 클래식 한 곡을 친구에게 대화하듯 이야기함으로써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을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