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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여, 춤추지 말라 - 해학과 풍자의 인문학
이인환 지음 / 도어즈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주위를 둘러 아무나 붙잡고 "인문학이 무엇이니?"라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또 "어떤 인문학책이 가장 인상깊었어?"라고 물어보기 전에 "인문학 책을 읽어 본적있니?"라는 질문을 먼저 해야 될만큼 우리는 인문학을 너무 어려워하고 멀리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인문학이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으로 나와 있다.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대립되는 것으로 한마디로 인간의 가치와 표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언어학, 문학, 철학 등) 이렇게 따지자면 우리는 모두 어릴때부터 수없이 많은 인문학 서적들을 접했다고 볼 수 있다.
<고래여, 춤추지 말라> 왜 고래에게 춤추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 춤추는 것이란 참 신명나는 일일텐데 고래에게 춤추지 말라니. 게다가 기린도, 코끼리도 아닌 왜 고래에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의 제목에서 그 책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장자(裝子)>는 '북명유어 기명위곤(北冥有魚 其名爲鯤)'으로 시작된다. '북명(큰 바다)에 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이라 한다.'라는 말로 여기에서 곤은 엄청나게 큰 물고기의 이름으로 쓰이는데 현재 물에 사는 가장 큰 동물인 고래가 이것에 가장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엄청나게 큰 고래를 춤추게 하는 세상이 있다. 춤이란 것은 본래 스스로 흥에 겨워 나오는 것인데 이 춤은 그 춤이 아닌 것이다. 칭찬으로 고래를 조련 혹은 훈련시켜 춤을 추게 만드는 것이 누구를 위하는 것인가. 그래서 칭찬에 현혹되지 말라고 한다. 그 칭찬이 자유까지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럼 고래가 자녀 혹은 학생, 칭찬이 교육 혹은 훈육이라고 생각해보자. 자녀를 칭찬함으로써 훈육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생각해보아야 한다. 누구든 자신의 자녀와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길 원하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사는 현재와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상이 다르다는 것이고, 아이들의 장래에도 무조건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말 누구를 위해 우리는 고래를 춤추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본격적으로 인문학을 처음 접했던 책은 <윤리와 사상>이라는 교과서였다. 셀수도없이 많은 사상가들과 그들의 사상을 외우기만 하였는데 '왜 그 사람들이 그 생각을 하였는지' 어른이 되고보니 궁금해졌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등등의 어렵다는 인문학 책을 꾸역꾸역 읽어도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잘 이해도 되지 않았을뿐더러 우리랑 가깝다고 주장하는 인문학이 미워지기까지 하였다. 그래서 좀 더 쉽게 인문학을 이해할 수 있는 서적을 찾아 헤맸고 논어, 공자, 대학 등 동양 뿐만 아니라 칸트, 스피노자 등 서양 인문학의 부분 부분을 가져와서 삶에 대해 여러가지 사회 현상에 대해 고찰할 수 있게 고무시켜 준 이 책을 인문학을 어려워하는 당신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