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의 하루 - 오늘, 일본 황궁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요네쿠보 아케미 지음, 정순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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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천황하면 허수아비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임금보다 영향력이 크면 임금을 '허수아비 임금'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긴 군주제도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일본 천황이 어떤 일을 하는지 일본인이 아닌 나는 모르기에 그런 이미지가 떠오른 것 같다.  물론 천황이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할 때 마지막 결재를 하겠지만 천황보다는 국무총리를 더 많이 봤기 때문인지 국무총리의 허수아비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일본인이 신의 자손이라는 명목을 유지하기 위한 전근대적 유물 혹은 명목적 상징, 허수아비 같은 이미지가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의 천황의 이미지였다.

  총 7장으로 1장 나이기의 긴 아침, 2장 학문소의 우아한 오전, 3장 나이기의 기나긴 점심 시간, 4장 학문소의 나른한 오후, 5장 나이기의 떠들썩한 저녁 시간, 6장 취침에 드는 궁전, 7장 변모하는 황실로 책 이름 그대로 천황의 하루일과를 시간순으로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천황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황후, 황태자 그리고 여관(궁중에서 시중들던 여자)과 심지어 애완견에 대해서도 서술해놓았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연코 일부일처제였다. 과거 우리나라의 왕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왕들을 보더라도 일부다처제는 당연한 것이기에 '일본 천황도 일부다처제인가?'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 궁금증이 이 책을 통해 싹~ 해결되었다.

  일본사에 대한 기본상식이 없는 내가 이 책을 읽기엔(일본의 역사에 대해 한글자도 모른다.) 책의 내용이 조금 어려웠다. 처음 접해보는 일본의 궁중용어와 한자들... 역자의 풀이에 의지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또 이 책에는 메이지 시대의 천황이 주를 이루었는데 천황이 메이지 시대에 처음 생긴줄 알았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처음 접하는 다른 나라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천황의 '역사'가 아니라 천황의 '하루'이기에 책 이름에 충실하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나와 같이 일본사를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독자를 위해 간단한 일본 천황의 유래라든지 일본사 연표를 첨부하였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혹은 일본을 여행하는 방법을 다룬 책은 서점에 수도 없이 많지만 천황에 대해 다루는 책은 처음 본다. 그만큼 흥미로웠다. 일본과 일본의 천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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