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되기 전부터 한글, 영문 가리지 않고 읽어준 노력 덕인지 두 돌이 되어가는 지금도 언어에 관계없이 읽어달라 가져와서 뿌듯하기도 하고, 또 걱정도 된다.
걱정이 되는 이유는 더 좋은 원서를 접하게 해줘야 하는데, 하나에 꽂히면 끝장 보는 성격 탓에 그동안은 한 출판사의 원서만 팠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울림어린이 출판사에서 나온 Little Fish Ha-yang을 아들과 읽어보았다.
사실 이 전집은 따뜻한 내용 및 3~5살을 위한 누리교육과정 내용을 담고 있어서, 아이와 부모님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아기물고기 하양이>의 영문판이다.
처음 출간된 2004년 이래로 무려 100만 부가 넘게 팔린 도서를 애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휘와 리듬감이 느껴지는 표현들로 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담았다는 평을 받아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이번에 한이와는 6~10권 세트를 읽었는데, 1~5권까지가 0~3살 아가들의 인지와 감성 발달에 중심을 두었다면, 이 세트는 사회성 발달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중 한이가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Ha-yang Is Proud of Daddy>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바다를 헤엄쳐 다니며 문어, 거북이, 불가사리와 그 친구들이 자랑하는 아빠를 만난다.
아빠의 세상에서 가장 긴 다리, 빠름, 튼튼함과 커다람 등을 자랑하는데, 이를 통해 octopus나 starfish, crab 등의 동물 이름은 물론이고, very나 super 등의 강조를 나타내는 부사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5-6학년 교육과정에 속한 최상급 표현(the + ~est)이 반복해서 나와있기에, 귀여운 바다 친구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고도 재미있게 상황에 맞는 영단어와 표현들을 익힐 수 있다.
세상이 모든 게 신기한 19개월 쪼꼬미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고 있는데, 성공보단 실패가 많은 게 당연하지만 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하여 <What Can Ha-yang Do Well?> 도 자주 읽어주었다.
거북은 무거운 바위를 등으로 운반하고, 해파리는 어둠을 밝히며, 불가사리는 다리 하나로 서는데, 주인공은 그중 어떠한 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표정이 시종일관 좋지 않다.
그런데 바다뱀을 만나면서 본인이 수영을 잘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고는 자신 있게 뒤로도, 거꾸로도 헤엄친다.
어릴 때는 내가 최고라 생각하지만, 한 살씩 먹어갈수록 타인과 비교하게 되고, 나의 못난 점을 더 크게 생각하며, 그럼으로써 도전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는 학생들을 많이 봐왔다.
타고난 재능이 gift인 것처럼 신이 누구만 예뻐해서 선물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아기물고기 하양이>를 읽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춘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이 유아영어책은 권장 연령이 3~5세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복직을 한 후에 학생들에게 읽어줘야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림이 단순하면서도 귀엽고, 배경이 바닷속이라 검은 바탕이어서 인물들의 색이 더 쨍한 느낌인데, 그래서 우리 쪼꼬미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보고 또 보고.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따뜻한 결말이었다.
아들의 도서를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마지막 장에 이렇게 친구들이 모여있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모두가 행복해하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게다가 뒤표지에 있는 QR 코드를 휴대폰이나 태블릿으로 찍으면 원어민 성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주인공의 목소리가 앳되게 느껴져서 찾아봤더니 원어민 어린이가 직접 연기하였다고 한다.
또래 목소리라 그런지 귀를 더 쫑긋거리면서 들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어휘와 문장,
따뜻한 내용,
시선을 사로잡는 그림
으로 엄마도 부담이 없기에 첫 유아영어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오랫동안 꾸준히 계속 읽을듯한, 그리고 많은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아기물고기 하양이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