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레볼루션 - 무자본, 무스펙, 고졸의 게임 폐인, 레드오션 창업으로 300억 신화를 쓰다
전종하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 '스물한 살에 800만 원으로 시작한 '더 반찬' 8년 만에 300억 매각, 최연소 대기업 상무까지 청년 CEO, 전종하 스토리'에 관심이 갔다. 재작년에 '더 반찬'이란 이름을 회사 동료로부터 들었다. 퇴근해서 허겁지겁 저녁거리를 만들어 겨우 먹는다는 내 얘기를 듣고 안쓰러움에 소개해주었다. 한번 듣고도 이름이 콕 와닿아서 잊을 수가 없었다. 언젠가부터 우리 동네 반찬가게 사장님과 친해져서 '더 반찬'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난 성공 스토리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흥미가 생겨서 읽으면 '난 이런 사람이라, 이렇게 잘 된 거야!'라고 잘난 척을 하거나 이래라저래라 꼰대질 가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난 척과 잔소리 때문에 읽다가 책을 덮어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최근에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지인 때문이다. 워낙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내가 무언가를 돕고 싶지만 뭐라도 알아야 하겠지 싶은 마음에 읽었다. 이번에는 잘난 척을 참으면서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혔다. 중간에 덮을 이유가 없었다.

수유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부모님이 걱정이 되어 일손을 돕고, 혼자 머릿속으로 계산해서 남는 게 별로 없다 싶은 날에는 떡볶이를 사양했던 소년. 중학교 때 공부 좀 해볼까 마음먹고 열심히 했지만 69점을 맞고 공부 DNA가 없다고 결론을 내고 공부로 성공하는 걸 접었다. 그의 재능은 리니지를 만나고 폭발을 했는데 고등학생 군주로 유명인이 되었다고 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리더십을 키운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 실수로 성주 자리를 빼앗기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게임을 접기로 한다. 아이템을 정리하며 쥔 5천만 원은 그의 사업 종잣돈이 된다. 부모님의 가게가 망한 덕분에(?) 생각보다 일찍 창업의 길로 들어선다.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대단한 스펙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현실감각은  남달랐다. 신문을 꾸준히 가까이하고 읽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읽어냈던 거다. 해당 업계에서 1,2,3위를 찾고 그 업체 수준의 80% 이상이 되면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1년 동안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픈. 전화 한 통 오지 않는 2주가 흘렀다. 그래도 투정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다행히 주문과 동시에 입소문이 나서 15개월 만에 월 매출 1억을 달성한다. 그리고 '더 반찬'은 매년 성장하여 월 매출 25억이 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한다.

군주는 했지만 사장은 처음이라 우여곡절도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고생했다고 하지 않는다. 즐기고 일을 했고, 계획에 따라 정해놓은 원칙을 충실히 수행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을 이끌면서 낮아지려고 했던 게 글에서 느껴졌다.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그리고 자신감에 차 있다. 고졸에 무스펙이었던 그가 이루어낸 놀라운 결과물 때문이 아니라 이 사람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대졸에 고스펙자들이  고시원에서, 학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현실이 참 안쓰러웠다. '더 반찬'같은 청년 기업들이 많아지길 바라고, 또 대기업만 잘 나가는 게 아니라 단단한 중소기업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더 반찬'을 매각하고 올해 새로운 사업을 오픈한다고 하던데 또 다른 성공이 있길 기대해본다.

 

 

‘언더독‘은 경기에서 승산이 없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패색이 짙은 사람, 승률이 매우 낮은 사람. 즉 ‘질 것이 뻔한‘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나는 언더독이었지만, 난 스스로를 언더독이라 여기지 않았다. 남들은 모두 내가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승산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