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재취업 처방전 - 내 안의 천재와 접속하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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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백수(전업주부라는 엄연한 직업이 있음에도)인 내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 책을 만났다. 나처럼 지금은 사정상 아이를 보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일을 하겠다고 맘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이 생길만한 책이다. 처음에 책 제목만 봤을 때는 <명랑 소녀 성공기>의 주부판 정도 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기회가 된다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지극히 평범한 주부들의 이야기다.

육아 동지들을 만나면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다짐과 그럼에도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한다. 지금은 아직 아이가 어려서, 그리고 맡길 곳이 없기에 서로를 의지, 위로하며 독박 육아를 하지만 아마도 아이가 우리의 손을 점점 떠나면 일을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 한다. 그때가 되면 경력은 단절되고,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해있을 것이다. 또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건 두렵기도 하다. 그렇다고 떠밀려서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경단녀 일자리', '주부 일자리 가능한 곳' 등의 검색어로 일자리를 찾고 싶지도 않다. 언젠가는 엄마보다 엄카를 더 좋아할 밤톨군을 위한 일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 일하고 싶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이 다 공부를 하니까, 또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니까 공부를 하고, 또 대학에 갔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 없이 수능 점수에 내 인생을 맡겨버렸다. 그리고 중간에 바로잡을 생각도 못하고 흘러가는 대로 만족하며 살았던 것 같다. 올해는 나에게 두 번째 고3 시기가 온 듯하다. 문제집 대신에 책을 읽고, 수업 대신에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그리고 20년을 또 살아보고 싶다. 물론 중간에 '이건 정말 아니다!'싶은 때는 과감히 수정을 하겠지만 말이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는 말이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듣는다. 난 아직 반도 못 살았다. 설령 내 생명줄이 남들보다 짧아서 반 이상을 살았다 하더라도 후회하고 싶진 않으니까...

육아서를 읽다 보면 아이들에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다들 천재고 보석이라고 한다. 그래서 잘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들 중 하나였다. 나이만 더 먹었을 뿐... 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수록 '난 전공자도 아니잖아.', '아이나 잘 키우자!'란 생각 등으로 점점 더 깊은 곳으로 은둔해버린 천재가 어디에 숨었는지 찾아봐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량은 줄고 감수성은 둔해질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 나이 들수록 세상 보는 안목이 생기고 경험이 풍부해져서, 사고력이 설익은 청춘 시절보다 좋아진다. 나이 들수록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일들이 많아진다. p.43

그런데 저는 취업을 원하는 모든 분에게 두 가지를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게는 ‘뜨거움‘이 있습니까?
가슴이 벅차오르는 간절함이 있습니까?
당신은 당신 안에 있는 천재를 만나셨습니까?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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