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때때로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해 - 숨겨진 나를 찾는 102가지 질문
나츠오 사에리 지음, 최현숙 옮김 / 앤에이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밤톨군을 재우고 꺽정씨와 거실에 앉아 수다를 떨 때가 종종 있다. '되고 싶은 히어로가 있다면?', '어렸을 때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뭐 이런 소소하거나 말도 안 되는 가정을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우리의 수많은 질문들이 있다. 왜 이런 독특한 질문이 가득한 책을 만들었을까 생각해본다.

"상상을 넓히면 뭐가 좋은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상상력은 현실을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실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싫어도 만원 전철을 타야만 하는 날도 있고, 때로는 지루한 회의에 참석해야만 합니다. 근사한 상대를 원한다고 바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춤추고 싶을 만큼 멋진 이벤트가 쉽게 펼쳐지지도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매일의 작은 행복을 양식으로 삼으며 내일을 향해 땀 흘리며 노력할 뿐입니다. (p.5)

상상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 틀린 답도 없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 걸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끊임없이 네모난 종이의 검정 글씨들 사이로 정답을 찾아 헤매기만 했으니까... 책 속 질문 중에 재미난 것들 몇 개의 답을 달아본다. 시간 날 때 꺽정씨와 함께 하면서 10년 동안 몰랐던 서로의 숨겨진 생각을 알아봐야겠다.

08 : 신체 능력이 월등하게 업그레이드된다면 하고 싶은 능력은 무엇인가요?

인간 메트로놈이 되어 정확한 박자를 감지하고 싶다. 멋지게 드럼을 연주하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난 박치라 흥이 오르면 박자 따윈 무시하고 혼자 신나서 달려간다. 게다가 기본 박자 외에는 도무지 칠 수가 없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다가 드러머인 '로저 테일러'에 푹 빠져버렸다. 다시 드럼에 대한 열망이 끓는다. (아무도 날 가르칠 수는 없겠지... ㅠㅠ)

12 : 모든 외국어를 말할 수 있다면?

우선 시간을 거슬러 22살의 나로 돌아갈 거다. (이것도 말도 안되는 거니까)

그래서 놀림당했던 독일어가 아닌(떠듬떠듬) 멋지고 유창한 독일어로 Chirstof에게 데이트 신청할 거다.

77 : 구름 위에 서 있는 게 가능하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당연 인증 사진부터 찍어야지. 다른 건 상상할 수가 없다. 점점 상상력이 빈곤해지는 걸까?

오랜만에 백문 백답 하는 기분이었다. 한 번에 답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야 하는 질문들도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한 분, 여행을 떠날 틈이 없는 분들은 내 안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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