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 - 현대 경제를 만든 50가지 생각들
팀 하포드 지음, 박세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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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이 터졌다고 상상해보자.
갑자기 인류의 문명이 사라졌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상이 끝났다. 이유는 따지지 말자. 다만 돼지 인플루엔자나 핵 전쟁, 혹은 살인 로봇이나 좀비의 출현쯤으로 해두자. 당신은 몇 안되는 행운의 생존자 중 하나다. 전화는 없다. 전화를 걸 사람도 없다. 인터넷은 물론 전기도 연료도 없다.  (p.7)

일단 나에겐 생존이 행운보다는 불행이 가까울 듯하다. 사랑하는 사람 하나 없는 삶이 무슨 행복이겠냐. 게다가 난 당장 6,70년대로 넘어가도 바로 멍청이에 등극한다. 전기밥솥이 아니면 밥도 전혀 할 줄 모른다. (고마워요. 쿠쿠!) 그런데 구석기 시대 같은 세상에 홀로 떨어진다니... 종말의 폐허 속에서 현대 문명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문명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 과학 역사가인 버크는 쟁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내가 행운의 생존자였다면 인류는 불행의 시작이다. 손만 대면 모든 식물을 죽이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내가 쟁기가 있다 한들 뭘 거둘 수 있을까? 황금 논두렁에 떨어져도 난 굶어죽을지도... 흑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인류가 그동안 발명한 그리고 발견한 것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그 결과들은 또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킨다. <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는 쟁기를 비롯해서 인류의 역사 속에서 혹은 일상 속에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다양한 것들의 역사와  그것들이 끼친 변화를 이야기해준다. 그것들은 삶의 편리함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쟁기를 예로 들면 쟁기의 발명으로 식량이 증가했다. 풍부해진 식량으로 모두가 배부르게 사는 건 아니다. 잉여 생산물이 생길 때 권력자들은 그것을 빌미로 더 많은 착취가 가능하다. 그렇게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생기고 수렵 채집 생활에서는 찾을 수 없는 부의 불평등이 발생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우리에게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경제학 팟캐스트라는 제목 때문에 뭔가 어려울 거라고 오해했었다. (그렇다, 나는 경. 알. 못이다. 경제뿐이겠냐먼은...) 하지만 이 책은 50가지의 사례를 들며 그것들의 역사와 변화를 조곤조곤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것들이 단순하게 나의 삶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비효과가 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도 눈으로 보여준다. 읽기만 해도 똑똑해지는 기분이다. 저자의 전작인 <경제학 콘서트>도 구매만 하고 읽지도 않았는데 분명 재미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 어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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