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 - 제주로 떠나는 서른한 가지 핑계
여행자들 지음 / 하이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
- 제주로 떠나는 서른 한 가지 핑계 -

 

 

 

  제주도에 가 본지가 벌써 몇년이 지났는지 모릅니다. 가야지 생각하면서도 이런 저런 변명을 하며 미루며 다녀온 지인들을 부러워하고만 있습니다. 아마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올해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 쓰여져 있는 제주입니다. 올해는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저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은 여행지에 제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는 여러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고, 가고 싶은 여행지로 꼽히는 만큼 아름다운 곳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담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그 무언가로 가득한 그곳. 그렇기에 갈수록 더 그리운 제주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행자들은 진솔한 핑계를 들어가며 제주를 이야기합니다. 그 중에는 제게 애잔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들을 이야기해주는 여행자들도 있었습니다. 햇빛이 부서지는 맑은 날, 잔잔한 바람이 감겨오는 날, 시리도록 하얀 눈이 가득한 날, 음악이 흐르듯 물방울이 터지는 날 제주의 풍경을 담고 싶습니다. 생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그곳. 올해에는 반드시 리스트에 쓰여진 제주에 동그라미가 그려지길 바랍니다.

 

 

  바람의 정원 '하늘아래수목원'
  바람과 구름과 인생은 단짝
  그들도 어차피 바람이었다. 바람은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는 법이니까.
  그랬다. 이곳은 바람이 머물다 가는 정원, 바람의 정원이었다. 바람, 온 세상을 부유하지만 머물고 싶은 곳에선 섬처럼 그 자리를 오롯이 지키는 바람. 정원에는 바람이 주는 편안함이 있었고, 따뜻한 기다림이 있었고, 편안한 휴식이 있었으며 나를 기다리는 벗이 있었다.

  여행자는 바람입니다. 그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지나가는 그런 존재입니다. 저 역시 제주에 가면 바람과 같은 여행자가 되겠지요. 그곳에 가면 느껴보고 싶습니다. 바람의 정원에서 바람이 주는 편안함과 기다림과 휴식을 느끼고 싶습니다. 잠시 스쳐가는 곳이더라도 말입니다. 잠시 일상을 접고 그곳에서 내 마음 속 응어리를 바람에 내놓고 싶습니다.

 

 

  유채꽃 꽃말을 아세요?
  인터넷에 '유채꽃'을 검색했더니 '명랑, 쾌활, 풍요로움, 기분 전환' 등이 유채꽃의 속내를 확인시켜주듯 튀어 나왔다. 지중해 연안에서 온 유채꽃은 겨자와 식물로 '평지'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대개 봄 하면 벚꽃을 많이 떠올립니다. 그것은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벚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제주의 봄 하면 역시 유채꽃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생기발랄한 노란색이 바람에 흐드러지는 제주의 유채꽃이 무척이나 보고싶었습니다. 한 폭의 그림같은 그 풍경을 눈에 담고 싶었습니다. 올해 유채꽃을 보는 것은 포기했지만, 내년에는 꼭 가서 직접 그 풍경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유채꽃 걷기 대회도 참가하고 싶군요!


 
  해녀의 본고장 '법환 마을'
  제주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해녀를 등재하기 위해서 무척 분주한 모습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해녀를 보존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제주가 이미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는 것처럼, 해녀 역시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해녀의 삶이 지구상에서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곳이 바로 제주다.

  제주의 여자라면 누구나 물질을 할 줄 아는 줄 알았던 어린 시절. 당시에는 물질하는 인원이 많았지만 지금은 약 5천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문명의 발달로 인한 물질풍요시대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로 못 태어나서 여자로 태어났다고 하는 해녀들의 한탄이 절절하게 묻어있는 제주의 속담만 봐도 그 고됨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제나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질을 하는 것외에도 땅에서도 생계를 이어야 하는 해녀들. 제주에 간다면 반드시 법환마을에 가서 바다를 지키는 잠녀상을 보고 싶습니다.

 

 

  이타미 준.

  돌, 바람, 물. 현대미술관에서 건축가 이타미 준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반드시 그 모습이 보고싶었기에 바람이 감기는 날에 가고 싶은 바람과 하나가 되는 풍 박물관, 새빨간 색과 새하얀 색이 어우러지며 해의 기울기에 따라 바뀌는 석 박물관, 빗방울이 잔잔한 음악이 되는 수 박물관. 건축가 이타미 준은 자신이 사랑하는 제주에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과 어우러진 섬세한 건축물들을 선물했습니다. 이타미 준 건축전을 다녀온 후 가장 가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그 건축전에 조금 특별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혼자가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생각해봤습니다. 저는 어떤 핑계를 가지고 제주를 찾는 것이 좋을까 하고 말이죠. 아마 제게는 내려놓기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습니다. 일탈이라고도 할까 생각했지만, 역시 내려놓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정리해서 내려놓고 다시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그 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고 싶습니다. 이제 제 핑계가 될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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