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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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러시아워의 대중교통은 언제나 만원이다.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가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출근길 혹은 퇴근길에 오른 사람들이다. 혹시 그 혼잡스러움 안을 둘러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뭔가 예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없을지도 모른다. 둘러본 적이 없을 지도 모르고, 느낀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건 우리에게 조금씩 자연스럽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출근하는 20대 혹은 30대들은 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그 차이점은 바로 이것이다. 예전에 비해 출근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 못지 않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이렇다. 현 시대의 여성은 대개 출근을 한다. 오늘도, 내일도.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의 생각 속에는 양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말하는 만큼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그에 위기감을 느끼는 남성들이 만든 유리벽은 점점 더 견고해진다. 그로 인해 여성들은 사회적 위치가 올라간 지금이 더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런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답은 이 안에 있다. 저자는 전혀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살아가는 '딸'들에게 자신의 30년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들려주고자 한다.

 


  조직사회의 법칙


  회사나 조직은 흔히 정글이라고 부른다. 정글에는 정글의 법칙이 존재한다. 그러나 '딸'들은 그 법칙을 생소하게 생각하고 그 법칙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모른다'로 일관하기 쉽다. 그에 반해 남자들은 조직문화에 익숙하다. 심리학적으로 접근했을 때,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구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놀이라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서열구도에 있어서도 조금 더 명확하게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경쟁사회에서 남자들은 빠르게 적응한다. 하지만 여자들은 다르다. 어릴 때 소꿉놀이, 인형놀이를 통해 감성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계질서가 분명한 경쟁사회를 온화한 가정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정글의 법칙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상처 받고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잘못된 점을 지적했을 때, 남자들은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넘어가는 반면, 여자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든지, 눈물바람까지 휘날리는 경우가 꽤 많다. 흔히 눈물은 여자의 무기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가정이나 연인사이에서만 하도록 하자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회사에서 눈물은 최악의 약점이다. 감성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사람은 조직사회에서 기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유형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하자. 드라마를 보고 우는 소녀감성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출근할 때에는 집에 두고 오는 것이 '딸'들이 반듯하게 정글 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참 많이 울었다. 그러나 앞에서는 울지 않으려고 꾹- 참았다. 그것은 자존심때문이었던 것 같다. 눈시울이 시큰해질 때면, 화장실로 달려가 눈물을 빼고 화장을 고친 뒤 자리로 복귀하곤 했다. 울었다는 것을 티내고 싶지 않았기에 집에 갈 때까지 꾹 참고 싶었지만, 눈물은 잘 참지 못하겠는 걸 어찌하랴. 그래도 앞에서는 울지 않는다. 공적인 사이가 틀어지는 것은 내 입장에서 분명 불리한 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아직 정글의 법칙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조금은 유하고 조금은 혹독하게 배워가는 중이다.

 

 

  네가 상사라면 어떤 후배가 예쁠까?


  저자가 말하는 상사들이 예뻐하는 후배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찍 일어나는 새가 기특하다.
  둘째, 상사 이익이 먼저다.
  셋째, 난처한 표정은 금물이다.
  넷째, 대안을 준비한다.
  다섯째, 항상 밝은 표정을 짓는다.


  누구나 이 다섯까지 공통점을 읽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는 성실함이다. 성실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근태가 불량하다면, 같이 일하고 싶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두 번째, 상사 이익이 먼저라는 것은 상사에 대한 존경심과 배려심에 관련된 매너다. 세 번째와 다섯 번째는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무슨 일을 지시받았을 때, 자신이 해보겠다는 의지보다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고 난처한 표정부터 짓는 사람은 혁신과 창조를 외치는 현존하는 기업들의 성향에는 특히 맞물리기 어려운 사람이 아닐까? 자신이 해보기도 전에 그런 표정은 짓지 말자. 자신이 해보고 자신의 역량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때는 상사를 찾아가도 좋다. 상사는 괜히 상사가 아니니까. 그와 맞물려 다섯 번째인 밝은 표정이다. 누구나 어두운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 면접을 볼 때에도 증명사진을 찍을 때에도 살짝 미소짓는 표정으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표정에서부터 긍정적인 마인드가 보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침부터 '피곤해'라는 말을 들으면 같이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아침에 '오늘도 화이팅!'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같이 힘이 나는 느낌과 같다. 밝은 표정의 사람을 보면 같이 밝아지지만, 어두운 사람을 보면 괜히 자신까지 어두운 느낌이 드는 것 같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사적으로 우울한 일이 있더라도 출근 이후에는 그 감정은 자제하도록 하자. 회사는 친목모임이 아니니까. 다음으로 넷째, 대안을 준비하는 것은 가장 어렵다. 회사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변수가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당연히 발생한다. 그런 때에 1안뿐만 아니라, 대처할 수 있는 2안을 미리 준비해놓는다면 어찌 상사가 후배를 이뻐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리고 회사업무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실수를 했을 때에는 반드시 바로 보고를 하도록 하자. 앞서 이야기했듯이 상사는 괜히 상사로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보다 지혜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는 소위 말하는 뒷담화를 많이 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시끌벅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가 되기도 하겠지만, 말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 이는 회사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입이 무거워야 한다'라든지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듣는다. 말은 그 정도로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말은 인격이다. 험담은 특히 악성 바이러스와 같아서 기피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말할 때 그 안에서 주제를 바꾸기란 참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맞장구치기도 상황이 애매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지혜가 필요하고, 그 지혜를 얻기 위해 내공이 필요하니 남에 대한 험하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잠시 스트레스가 풀릴 지언정 그것은 결국 '독약'과 같은 것이니 말이다.

 

 

  내 인생의 시계는 아직 오전 8시

 

  마지막으로 저자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을 적어보았다.
  '네가 지금 20대 후반에 이룬 게 없다고 초조해하지만 우리 인생을 하루 24시간에 비유하자면 넌 겨우 오전 8시 정도일 뿐이다. 아침을 막 먹은 시간, 혹은 출근 시간 무렵인데 대체 무슨 찬란한 업적을 바라니. 좀 느긋하게 삶의 속도를 조절하며 살아라. 성공만큼이나 중요한게 오래, 행복하게 사는 거란다.'
  요즘 나는 매우 초조했던 것 같다. 마치 내 인생의 절반이상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그러던 내게 저자의 말은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이제 겨우 오전 8시 정도일 뿐이란다.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살아가는 내게 조금 느긋하게 삶의 속도를 조절하며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으라고 말이다. 그동안 자신을 타이트하게 옮아매고 있던 내가 조금 안도하게 되었달까. 조금은 나 아직 괜찮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 아직 조금 느긋하게 가도 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눈을 감고 한숨을 길게 내쉬어 본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처음 사회생활에 발을 내딛을 때 그 마음을 잊지 말자고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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