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 상실과 치유에 관한 아흔 네 가지 이야기
멜바 콜그로브 외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 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

 

 

  세상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상실을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상실. 그 슬픈 단어. 얼마 전 상실을 경험하면서 마음이 참 아프더군요. 무기력증을 동반한 우울증이 저를 덮쳤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참 냉혹합니다. 제가 없어도 돌아가는 세상은 저의 상실감에 작은 위로는 커녕 그것을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런 세상을 향해 어제도 오늘도 떨어지지 발걸음을 옮기고 웃습니다. 저는 세상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그래도 또다시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 구나. 라고 말이죠.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내 시간과 업무능력을 조건으로 회사와 계약했기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키보드를 두들깁니다. 요란하게 울려대는 전화 벨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로 몰래 한숨지어봅니다. 친구한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많이 상처받고 나면 미련도 없이 나아질거야.' 잠시 멍- 하게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내가 낫는데 얼마나 걸릴까?

 

  상실의 증상들
  신체적 통증이나 우울증 또는 슬픔처럼 상실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무기력, 두려움, 공허, 실망, 비관, 조바심, 울화, 죄책감.
  집중력, 희망, 동기, 활력 등의 소멸
  식욕, 수면 습관, 섹스 욕구 등의 변화
  심한 피로감, 잦은 실수, 느려진 말이나 행동

 

  저도 몇 가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고싶지 않고, 하더라도 내가 똑같은 자리를 얼마나 맴돌고 있는 것인지 진전이 없는 무기력, 다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갑작스런 상실로 인해 가슴이 텅 비어버린 공허함, 괜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비관,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쩌지 하는 조바심 바로 이런 증상들입니다. 생각보다 감정의 상처가 컸던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를 아는 지인들은 제 반응을 모두 의아해 할 정도였으니까요. 감정의 상처도 상처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여햐 하며 억지로 이겨내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당신은 멋진 사람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며, 완벽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당신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아니 훌륭합니다 라고. 제가 상실을 경험했을 때 가장 가깝게 있었던 선배가 이야기해주더군요. 넌 정말 괜찮고 매력적이야. 그 말이 참 고맙더라고요. 아침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기', '오늘 하루도 감사하기'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기' 바로 이 세 가지입니다. 당분간은 아플 것 같지만, 자연스럽게 치유되도록 놔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내 자신을 미워하지 않도록 그리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마인드 컨트롤은 필요할 것 같네요.

 

  저자의 이야기들은 참 고요합니다. 제가 상실을 경험하고 읽어서인지 더 그렇게 감정이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참 마음에 듭니다. 언젠가 아무렇지 않아지겠죠? 저는 오늘도 당신없이 무척이나 소란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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