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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리더의 조건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첫 질문.
회사에서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란 무엇일까? 가만히 생각해보자. 직무? 연봉? 휴가? 근로시간? 회사내 문화활동? 동아리? 회식? 사내부대시설? 상조회? 생각하면 할수록 리스트는 줄줄줄줄 쏟아진다. 그러나 이것을 모두 충족시키는 회사에서 일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가지를 더 생각해보자. 요즘 일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아니다. 단지 앞에 언급한 조건들을 충족시키고자 하다보니 취업의 시야가 좁혀지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취업난이 발생한 것이다. 그에 따라 우리는 위의 조건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만들어 점수를 매긴다음 그나마 만족스러운 곳으로 가는 것이 태반이지 않을까 싶다. -모두가 만족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당신은 정말 취업을 잘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부럽다!- 나도 몇 가지 우선순위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한도에서 회사를 선택했다. 지금은 대략 만족중이다. 물론 복지문화에 대해서는 많이 불만이긴 하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나는 전체 삶에 대한 만족도는 상승했다. 나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야근과 특근이 잦다. 그런데 그것을 우선순위로 놓다보니 내 시간이 생기면서 즐길 수 있는 취미들을 하나씩 하나씩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복지가 좋았던 예전 회사보다 지금이 삶의 만족도는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행복한 젖소가 우유를 더 많이 생산한다.
짐 굿나잇 회장의 오래된 신념이다. 이는 행복한 직원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SAS의 경영진은 '직원의 행복이 우선이다'라는 일관된 방향에 따라 움직여왔다. 회사는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직원들은 그 혜택을 누리며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자각하고 자존감을 키워간다. 이렇게 리더가 직원들의 가치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한 개인으로서 그의 삶을 존중해주는 것은 회사의 분위기와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즉 뛰어난 인재들이 이회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복지 혜택만 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대접함에 있어서 느껴지는 리더의 '진심'이다. 즉 회사가 돈을 벌겠다거나 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직원을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이고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직원 개개인의 가능성을 진심으로 인정해야 한다.
"큰일을 해낼 수 있을 것처럼 직원들을 대우하십시오. 그러면 그들은 실제로 큰일을 해낼 것입니다."
아, 이런 회사가 있구나. 가족 모두가 회사로 출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SAS의 시스템은 가히 놀라웠다. 이런 회사라면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와 함께 개인의 가치 그리고 소중한 가족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그런 회사라니! 꿈의 직장이 아닐까? 워커홀릭이 이제는 좋은 뜻만은 아니다. 일에만 전념하기엔 세상은 계속해서 매력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개인의 삶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사람들은 일과 함께 삶의 만족도 향상을 위해 더 이상 일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자. 누구는 대학원에 진학했고, 누구는 요가를 배우고, 누구는 영어스터디에 나가고, 누구는 독서모임에 나가면서 즐거운 취미생활을 갖고 있지 않은가?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때, 일에 대한 능률이 오른다는 것, 즉 개인의 가치를 진심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이 바로 리더의 조건이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구성원들이 공동의 뜻을 세우고 각자 맡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그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사람이 바로 리더라고 생각해요." - 제니퍼소프트 이원영 대표.
할로넨은 좋은 리더라면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에 앞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잘 듣는 좋은 청취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전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스웨덴에서 정치인이란 아무 특권도 없는 봉사직과 같습니다. 이렇게 별다른 특권이 없는데도 개인 시간과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까지 포기하면서 정치를 하겠다고 나온 사람들은 마음가짐부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스웨덴 국회의원 수잔네 에버스타인
지금 현재 자신의 위치를 바라보자. 자신이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자신은 어떠한 리더인지, 자신이 리더가 아니라면 자신의 리더는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리더라는 자리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가끔 직장인들의 뒷담화를 들어보면 별별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는 능력없는 상사들도 많고, 무조건 잡일은 전부 떠넘기는 상사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그들 지위에 맞는 특권을 누리고자 하고, 아랫사람을 개인으로 존중해주기보다는 정말 아랫사람처럼 대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온다는 것은 아직 정신적으로는 선진국이 되지 못한 것일까? 안타깝고 씁쓸한 현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돌아보면 리더들이 글을 올리는 경우는 없다. 리더들도 리더들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텐데 말이다. 언젠가 리더들도 월급쟁이이고 싶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월급쟁이 구성원들은 리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리더들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고는 있을까? 그들에게 조직문화를 위해 제대로된 건의를 해보고는 이야기하는 것일까?
모든 리더들이 위의 리더들처럼 특권을 버리고, 구성원들을 존중함으로써 믿음을 얻어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도태되지 않는 리더들이 되기를 그리고 그런 리더들을 보좌하면서 개인의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구성원들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회사에서 좀 놀면 안 되나요?
이런 발칙한 상상! 나도 해보고 싶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되고 있는 사회 모습에 혀를 내두른다. 재택근무, 스마트워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지금 우리의 리더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의 사회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더 변화할지 기대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