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면허
조두진 지음 / 예담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면허

 

  참 독특한 소재다. 결혼면허라니. 결혼을 할 때에도 면허가 필요한 것인가? 읽지 않은 시점에서 이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참 한참을 생각했다. 사랑과 전쟁을 찍는 부부들에 대해 참 많이 봤고, 참 많이 들었으니까. 어쩌면 제도는 아니더라도 필요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결혼은 현실이라고 해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어찌 그 뜻을 다 알 수 있으랴. 게다가 풍족한 사회인만큼 자기 개성도 생각도 강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 기계로 찍어낸 사회를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쉽게 삐그덕대는 관계의 사회 속에 있다. 그렇기에 이혼율이 높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지도 모른다. 엄연히 다른 사람들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것이 절대 생각만큼 녹록치 않으니 말이다. 결혼이 인생의 목표인 걸까, 한 단계 성숙해가는 과정의 정거장일까. 저자는 이 소설에서 주인공 인선을 통해 이야기해준다. 결혼에 대한 생각과 관점을 우리가 어떻게 가지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관해서.

 

  ML결혼생활학교

  결혼생활학교라니. 만약 실재했다면 '대체 이놈의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픽션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현재의 이혼율과 사랑과 전쟁을 찍는 가정들을 전부 세본다면 아마 교육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결혼생활학교에서 말하는 것은 건강한 결혼과 자신이다. 결혼이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오롯이 행복할 수 있도록. 주인공 인선이 결혼생활학교에 등록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결혼이 여러분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다. 특히 여성분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혼을 기준으로 삼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설계입니다. 결혼은 인생의 한 부부분일 뿐입니다. 하나의 중요한 요소에 불과하다는 말씀입니다. 이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행동하셔야 합니다.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루렀다고 삶이 파탄 나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삶이 시작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결혼을 기준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교장이 한 말 중의 일부다. 결혼을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그 생활을 탄탄하게 유지하는 지를 중요하게 하기에 앞서 교장은 본인들에게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말라고 한다. 다시 현모양처가 꿈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삶이 많이 팍팍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일해야지 하던 사람들도 결혼하면 어느 샌가 하나 둘 육아휴직보다는 퇴사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를 직접 돌보고 싶은 생각은 아마 밖에 맡기기 무서운 요즘은 더더욱 많을 것이고, 회사에서도 대개 결혼하거나 임신하는 경우 퇴사를 권하는 사례도 아직 꽤 많다. 육아휴직이 있는 회사가 과연 얼마나 있을 것 같은가? 사실 결혼하고 애 낳고 재취업하기 힘든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여자들은 결혼이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을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여자도 경제력이 있어야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결혼은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 정거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부는 이심이체

  부부는 일심동체다. 우리는 이 말에 참 익숙하다. 결혼한 분들에게 물어보자. 부부는 일심동체인가요? 대답은 당연히 NO라고 확신한다. 오죽했으면 남의 편이라서 남편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런 사이? 남녀는 원래 다르기 때문에 눈치 레벨업을 시키지 않는다면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자들끼리 수다떨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아마 남자친구와 남편의 이야기일텐데, 그 안에서 꼭 감초같이 나오는 말은 '왜 그걸 몰라?'가 아닐까. 눈치 없는 내 남자친구, 내 남편에 대한 답답함. 배려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먼저 홀로 행복해져라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는 이유를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지금까지 없던 행복이 결혼한다고 생겨나지는 않습니다.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결혼이라는 재료를 집어넣으면 행복이라는 생산품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결코 그런 일은 없습니다."

  결국 혼자였을 때 행복한 사람이 결혼 후에도 행복하다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돌아보게 되더라. 나는 지금 행복한가. 지금 내 모습은 어떠한가.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말이다. 교장의 말대로 자기 삶을 행복하게 가꾸는 것이 우선이 되야 할 것이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가정에 쏟아붓고 주변을 정리하지 말 것. 이것이 바로 키포인트다. 자신만의 세계를 가져야 한다.

 

  나와 맞는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자는 아니라고 한다.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야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 뒤의 일은 운명이 하는 일이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매사를 운에 맡겨두고 욕심만 쫓아 달리지는 말라고 한다. 참 어려운 말 같다. 여기서 교장의 말은 틀리지 않지만 너무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맞는 사람이라. 내게는 참 어렵다.

 

  졸업 그리고 면허취득

  그렇게 인선은 졸업을 하고, 평소보다 남자친구인 윤철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지니게 되는데 소설에 대고 "참 잘됐다."라고 생각이 든 것은 또 오랜만인 것 같다. 아마 그건 인선이 결혼생활학교를 다니면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홀로서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피하지 않았기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다. 나도 마치 그 학생이 된 것처럼 교장의 이야기와 교육 내용으로 나온 김승주사건 사례를 읽었다. -마치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역시 주안점은 결혼은 인생의 목표로 설정하면 안 되고, 홀로 행복할 수 있을 때 결혼해서도 행복할 수 있으니 스스로의 인생을 먼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실재했다면 나도 학교를 졸업하고 면허취득을 할 수 있었을까?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