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소통하다
백승휴 지음 / 끌리는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사진. 나는 어릴 적 사진 찍히는 것을 무지 싫어했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었다. 잘 생각해보면 그 카메라 울렁증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생긴 것 같다. 그 전의 사진을 보면 방긋방긋 웃으며 잘도 찍혔다. 그런데, 고학년 이후의 사진을 보면 그 양이 많지 않다. 웃고 찍은 것은 조금 어색함이 맴도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딱히 사진 찍는 것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요즘 SNS가 발전한 탓에 여행다니면서 찍는 정도가 전부다. 아니면, 먹는 것들을 찍는 다던지. 요즘 보편적으로 찍는 정도였다. 그러던 내가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책과 사진을 소통시키는 프로젝트를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던 중 '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포토테라피스트로 사진으로 세상, 사람과 소통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가 궁금해졌고, 나는 그를 따라가보기로 결정했다.

 

  포토테라피스트

  간단하게 말하면, 포토테라피란 사진을 이용하여 사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술 치료나 아로마테라피 등은 들어봤어도 포토테라피는 처음 듣는 용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각을 조금만 틀어보면 이해할 수 있었다. 도화지에 담듯이 사진은 프레임에 담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사진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그런 직업이 바로 포토테라피스트다!

 

  사진은 '찍힌' 사진 속에 '찍은' 사람의 내면이 들어있다. 사진은 사각안에서 가장 자리에 선을 먼저 긋는다. 즉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사진 찍기의 시작이다.

  프레임이란 틀이다. 그 틀은 우리를 고민하게 만들곤 한다. 틀을 깨야 할 때도 이고, 틀을 만들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짝을 짓는 사람들처럼 그 프레인도 끼리끼리 모여든다. 그 프레임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곤 한다. 그 안에 전하고자 하는 것을 담아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렇다. 사진은 사각 틀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 내면을 담아낸다. 우리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만났을 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책과 소통하는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나에게 호기심을 더 자극했다. 내면을 찍는다. 그렇다면, 사진에 내 마음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러면 책을 읽은 후 내 느낌을 살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진 찍는 법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그는 기술적인 면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의도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아, 나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내 설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단지 책과 사진의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한 것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포토테라피스트로서 나의 역할은 사람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매력을 끄집어내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치유라는 것은 스스로를 아름답게 여기고 긍정하는 과정이므로.

  여기서 잠깐, 저자는 포토테라피스트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본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방향과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 의도는 다를지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책과의 소통이지, 목적이 치유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나에게 또다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가 이슈다. 내게도 그러하다. 정체성을 정착시키고 있지 못하는 내게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처음 의도와는 조금 다를지라도 내가 계속 설레도록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그가 가르친 사람들의 사진이야기 그리고 학생의 치유이야기 등이 나오는데, 여기서 사진이 가지는 역할이 참 다양하고 훌륭함을 느꼈다. 추억용으로 찍던 사진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울증에 빠진 학생의 이야기는 어째서인지 머리 속을 계속 맴돌았다.

 

  삐걱대는 부부관계를 치유하라

  이 부분에서 나는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베스트셀러가 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아무리 성격이 비슷해도 서로 다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오해'속에 살아간다. 나중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여러 사람이 사진을 찍는 다면 서로 같은 사진은 하나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같은 문화 속에 있어도 서로 다른 사고를 하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반드시 해보고 싶다.

 

  장담하건대, 사진 찍기만큼 즐거운 취미도 없다. 사진은 삐딱하던 사람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다니던 동네 어귀에 있는 나무 한 그루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면 새롭게 보인다. 외로움도 세상과 친구가 되어 결코 고독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도 피아노를 배우지 않으면 멋진 연주를 할 수 없듯이, 사진도 배워야 한다.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사진을 통해 누구나 즐거운 것은 아니다. 먼저 사진찍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카메라를 잘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하고, 공부할 필요성이 있음을 느꼈다. 방법은 여기저기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렌즈에 담아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즐겁게 출사를 다니며 사진을 열심히 찍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좋은 카메라를 살 여유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사진을 취미로 찍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여유가 되는 사람들의 취미로 하는 거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지금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좋은 카메라로 찍어서 좋은 것이 아니라, 렌즈 안에 그들이 담아내고자 하는 것을 담기에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렌즈를 통과하며 타임머신처럼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마음대로 형상화시키는 그 행위는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자유공간임에 틀림없다.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으며 더 신이 났다. 비싼 카메라를 굳이 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나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사진은 돈 많은 사람들의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생각에 신이 난 것이다. 그리고 물론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사진은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사각 틀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보자라고 생각해본다. 저자는 사진을 통해 세상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나도 노력한다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조금 서툴더라도 내 자신을 치유하는 사진부터, 내가 원하는 이야기를 담는 사진부터 말이다. 사진에 관심있는 자 그리고 힐링에 관심있는 자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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