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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는 <맨손>이다.
<1월 0일>이라는 근사하고도 (어쩌면 원제보다 더) 딱 맞아떨어지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바르트와 베니가 베트예만에게 쫓기다가 복수를 다짐하고 실행에 옮기려한다.
이 단순한 틀 안에서 작가는 폭력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짧지만 아주 슬픈 동화다.
"있잖아. 세상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있어.
그래, 아주 외로운... 사람들이 있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이야.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두 죽거나 떠나서 말이야. 과거에 있었던 것들이 전부 다 사라져버린 거야. 그 사람들한테는 이제 남은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어. 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계속 살아가는 것뿐이지. 외롭게 말이야. 무엇보다도 외롭게 말이야." p.51-52
도망중인 두 아이에게 베니의 엄마가 해주는 말. 베트예만도 외로운 사람이라고 말이다. 어른은 어른의 외로움에 대해 조금쯤은 더 잘 이해한다. 하지만 아이의 외로움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 바르트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복수를 다짐하게 된 데는 이 아이가 겪고 있는 크나큰 상실감과 외로움을 아무도 공감해주지 않고, 바르트가 엘머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따뜻하게 덮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니는 바르트의 복수를 부추긴다.)
"넌 맨손으로 해. 난 이 칼로 할테니까." p.87
베니를 한 켤레의 신발 중 다른 한 쪽이라고 생각하는 바르트. 순수하게 맨손인 바르트가 좀 더 어른이 되면 방어의 무기라는 이름하에 칼을 손에 쥐게 될까, 베니처럼? 아마도 그렇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그 칼로 자신의 팔을 잘라내고 감정따윈 느낄 수 없는 의수를 하게 되겠지. 베트예만처럼.
세상의 모든 바르트. 아직은 맨손인 이 아이들이 칼을 쥐지 않았으면 좋겠다. 외로움에 덜 시달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