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페란자 - 스웨덴문학 다림세계문학 8
야콥 베겔리우스 지음, 잉에르 뤼덴 그림, 홍재웅 옮김 / 다림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에스페란자.

   사람의 이름인지, 지명인지, 도무지 이 책의 내용과 아무 관계도 없을 것만 같았던 책의 제목이 할리돈과 강아지의 하룻밤 방황이 끝나갈 무렵 등장한다. 할리돈이 사라진 선장님이 타고 떠나고 싶어 했을거라 생각한 배의 이름으로, 그리고 떠돌이 개에게 주어지는 이름으로...


   그 외엔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 부딪히며 일어나는 이야기뿐이다.

   외로운 할리돈.

   외로운 떠돌이 강아지.

   외로운 선장님.

   상황은 달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외롭다. 카페의 엘라 아주머니도 외롭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경찰서를 홀로 지키던 경찰관도 외롭고 심지어 도박에 빠져 “행운의 원숭이”라 부르며 할리돈을 잡으려하던 늙은 신사도 외롭고 절름발이 개장수도 외롭고 술에 취해 정거장 의자에 누워 자던 선원도 외롭다. 쓸쓸하고 어둡고 추운 겨울의 하룻밤 동안 선장님을 찾아 헤매는 할리돈과 강아지를 따라 우리는 끝없는 외로움을 만나게 된다.


   비약적이지만 굶주림의 극한에서 얻게 되는 빵의 맛을 잊을 수 없듯 외로움과 두려움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희망의 단어 에스페란자는 한없는 안도감을 준다. 그리고 처음으로 깊이 잠든 할리돈의 곁에서 추위와 외로움에 얼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작품해설에서 설명해 주듯이 에스페란자란 희망을 뜻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반대의 뜻도 가지고 있고 채워지지 않은 불완전함을 나타내기도 하고 또한 완전함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한다. 외로운 사람들이, 그리고 우리 개개인이 품고 있는 희망이란 결국 완전함이면서 불완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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